일본도 강제징용 해법 성의 보여라

입력
2022.09.29 04:30
27면

한덕수(왼쪽) 국무총리가 28일 일본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면담에 앞서 기시다 총리에게 자리 안내를 받고 있다. 뉴스1

정부 조문 사절단장으로 27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국장에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20분간 면담했다. 양측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강제징용 문제 해결 방안을 조속히 모색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한미일 협력 강화, 한일 인적 교류 활성화에도 공감이 이뤄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네 차례 외교장관 회담과 정상 간 약식회담에 이어 고위급 외교 채널이 완연히 복원된 양상이다.

2018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보복으로 경색된 양국 관계에 이만큼 돌파구가 마련된 데엔 한국의 노력이 컸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대일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며 '그랜드 바게닝(포괄적 해결)' 방식의 갈등 해결을 제언했고, 취임 직후부터 외교장관 회담, 민관협의체 구성으로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 해법 마련에 적극 나섰다.

반면 일본은 관계 회복 필요성에 공감하고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징용 배상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종료됐으니 한국이 해결책을 가져오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이달 유엔총회 기간 정상회담을 약속하고도 우리 측 합의 공개를 빌미로 회담 막판까지 일정과 형식을 일방적으로 변경해댔다. 아베 국장, 자민당-통일교 밀착에 따른 내각 비판 여론을 의식해 한국과 거리를 뒀겠지만, 그 탓에 우리 정부는 '굴욕 외교' 비난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아베 전 총리 국장에 총리와 여당 수장(정진석 비대위원장)을 파견하며 관계 개선의 끈을 이어갔다. 일본이 제때 화답하지 않으면 이런 '인내 외교'는 지속되기 어렵고 우리 정부가 그럴 이유도 없다. 한 총리가 이날 면담 모두발언에서 지적했듯이 한일관계 개선은 어느 일방이 아닌 공통이익에 부합하는 일이다. 징용 문제가 양국 교착관계의 실마리인 만큼 일본 정부는 국내 정치에 매몰되지 말고 전향적 자세로 협의에 나서야 한다. 약식회담에 그친 정상회담도 11월 아세안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상호 존중의 형식을 갖춰 개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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