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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업·지역이 상생하는 '3세대 산학협력'

입력
2022.09.29 04:30
25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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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스톰'은 2개 이상이 동시에 발생해 서로 간섭하면서 시너지효과를 내 막대한 피해를 주는 태풍을 일컫는다. 우리 지역사회와 대학도 그렇다. 학령인구의 감소, 대학 간 수직 서열화, 수도권 쏠림현상 심화로 많은 지역 대학들이 문을 닫게 생겼고, 인재들의 수도권 대기업 선호현상에 따라 중소기업과 지역기업의 인재난도 가속화되고 있다. 지역사회도 소멸위기로 치닫기는 마찬가지다.

모든 문제가 얽혀 있어 각자도생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협업만이 살길이다. 대학-기업-지역사회가 상생을 모색하기 위한 협업 노력이 산학협력이다. 코로나19 초창기 옥스퍼드 대학과 ㈜아스트라제네카가 협력해 백신을 개발해 전 세계를 살린 것은 산학협력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정부도 2012년부터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LINC)'을 추진해 오고 있으며, 2022년부터 3단계(LINC3.0)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많은 성과가 만들어졌다. 대학이 보유한 특허와 원천기술 등 지식재산을 기업에 이전하거나 사업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해 왔다. 산학공동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필자가 재직 중인 단국대학교에도 표적항암제 개발을 위해 ㈜한미약품과 ㈜레고켐바이오가, 반도체 소재개발 분야에서는 ㈜신화인터텍, 그리고 바이오 제약 및 화장품개발 부문의 ㈜코스맥스 등 총 80여 개 기업이 입주해 대학과 긴밀히 협업과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교육과정 혁신도 두드러진다. 이론 중심의 일방향 교육에서 벗어나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이어지는 현장실습 교과목이 도입됐다. 캡스톤디자인, 프로젝트수업(PBL) 등 문제해결 중심의 교육과정도 운영 중이다.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인재를 적재·적소·적시에 공급하기 위해 전공 칸막이를 없앤 융합전공·연계전공과 마이크로전공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학생과 교원의 다양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한 전 주기적 창업지원도 하고 있다. 하지만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의 세계경쟁력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산업체 간 협업' 수준은 세계 141개국 중에 29위에 머물고 있다.

그동안의 산학협력이 제도와 인프라 등 기반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LINC3.0이 시작된 이제부터는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대학의 여유 공간과 부지를 지자체와 협력해 적극 개발하고 기업들을 대대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강의실과 현장을 연결하고, 학생과 기업을 연결하며, 이론과 실습을 연결하고, 연구와 개발과 사업화를 연결해야 한다. 대학과 기업과 지역사회가 ‘윈-윈’할 수 있는 산학협력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윤상오 전국LINC3.0사업단협의회장·단국대 다산LINC3.0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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