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건보료 0원' 논란에 "난 적법했지만 제도 개선 고려해야"

입력
2022.09.27 17:35
수정
2022.09.27 17:4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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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공무원연금 중복 수령·피부양자 전환 논란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에는 "못 들어봤다"

조규홍(앞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앞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재직 당시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 공무원연금을 전액 수령하고, 피부양자로 전환돼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은 것에 대해 "탈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고액의 소득에도 무임승차해 건보료를 납부하지 않는 피부양자 문제에 대해선 "제도 개선 측면에선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EBRD 근무 기간 공무원연금 중복 수령, 건보료 피부양자 전환 논란이 가장 큰 쟁점이었다.

조 후보자는 기획재정부에서 퇴직한 뒤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EBRD에서 근무하며 11억 원의 급여를 받았다. 그런데 같은 기간 공무원연금을 1억5,000만 원 수령했다. 공무원연금은 일정 기준 이상의 소득이 있는 경우 지급이 정지되거나 감액되는데, 조 후보자는 연금을 전액 수령해 중복 수령 의혹이 제기됐다. 또 이 기간 연 4,000만 원 이상의 공무원연금을 받으면서 배우자의 피부양자로 전환돼 건보료를 내지 않았다.

"조 후보자는 개혁할 주체" 지적에 발끈하기도

조규홍(오른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춘숙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오른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춘숙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 후보자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을 개혁할 적임자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신현영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자를 연금·건보 개혁 적임자라고 했지만, 억대 소득에도 혜택을 누린 기득권자이자 개혁의 대상"이라고 질타했다. 전혜숙 의원도 "후보자는 법의 허점을 빠져나가는 법꾸라지"라고 꼬집었다.

조 후보자는 이에 "피부양자로 자동 전환돼 선택권이 없었다"며 "적법하게 이뤄졌고 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건보료를 내지 않은 기간 한국 의료기관에 간 적이 없다고 했는데, 150만 원 의료비를 쓴 걸로 나온다'는 신 의원의 지적에 "일부 질환은 의사소통이 중요해 한국에서도 진료받았다"며 "피부양자는 병원을 가면 안 된다는 얘기냐"고 되물었다.

'법을 악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자 "악용했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며 발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공무원연금 수령 논란에 대해선 "EBRD에서 받은 건 비과세 소득이었고, 당시 공무원연금공단에 감액해 달라고 문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과세 소득을 파악하고 공무원연금 수급액과 연계시키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직장 가입자에서 탈퇴하면) 피부양자로 자동 전환되는 것도 제도 개선 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윤 대통령 욕설 사과를", 국힘 "이 XX 실체 아직 몰라"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노트북에 비속어 논란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피켓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노트북에 비속어 논란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피켓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인사청문회는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으로 파행을 겪기도 했다. 강훈식 민주당 간사는 "민주당 의원들을 이 XX라고 부르고 사과나 유감 표명도 없이 장관 후보자를 청문하라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아직 이 XX가 뭔지 실체를 알 수 없는데 그 부분을 곡해해 논란을 키우는 건 우려스럽다"고 맞섰다.

조 후보자는 '이 XX 발언을 어떻게 들었냐'는 질의에 "들어본 적이 없다"며 답을 피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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