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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돌 맞은 한국문화원, K문화 플랫폼 거듭날 것"

입력
2022.09.29 04: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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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문화' 발굴 나선 김태웅 한국문화원연합회장
60년간 축적된 지역 문화원 자료 '아카이빙' 추진
30일 국내 유일 민간 주도 '문화 박람회' 개최도

김태웅 한국문화원연합회 회장이 서울 마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 제공

김태웅 한국문화원연합회 회장이 서울 마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 제공

"마이너리티의 한국 풀뿌리 문화를 메이저리티 문화로 꽃피울 수 있는 세상이 왔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시작일 뿐이죠."

올해 60돌을 맞은 한국문화원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김태웅 회장은 28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제2, 제3의 오징어 게임을 탄생시킬 문화 플랫폼"이라고 문화원을 소개했다. 그는 "넥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통해 우리의 전통 놀이 문화가 전 세계에 알려졌다"며 "전국 문화원이 보유한 방대한 양의 콘텐츠에는 가장 한국적이면도 독창적인 보석 같은 문화 자원이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실제 '오징어 게임'의 흥행 이후 연합회에서 운영하는 '지역N문화' 포털의 유입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포털에서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줄다리기' 등 한국 전통 놀이가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으며 일반에 무료로 공개된다.

문화원은 뜻있는 지역 인사들이 모여 설립한 단체로 1947년 설립된 강화문화원이 그 시초다. 이후 1962년 '지방문화사업조성법' 제정을 계기로 문화원이 전국에 자생적으로 설립됐고, 지역문화 전파자 역할을 하며 다양한 문화 활동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연합회는 231개 지방 문화원들의 구심 역할을 한다.

"세계 속에서 우리 문화가 피어나고 한류 문화와 전통문화가 유례없는 주목을 받는 시점인 만큼 문화원을 운영하는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졌다"는 김 회장은 '지방문화 원천 콘텐츠 발굴 지원사업'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2017년 시작된 원천 콘텐츠 발굴 사업은 수십 년 세월 동안 각 문화원에서 수집한 기록들을 모아 '디지털 아카이빙(저장)'을 하는 사업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날것 그대로 두지 않고 일반 대중이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작업을 포함한다. 그는 "한류가 시스템으로 안착되려면 우리 스스로 문화의 원류를 찾아 보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아무리 좋은 자료도 검색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문제 의식에서 시작했는데 시간도, 정부 지원금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태웅 한국문화원연합회 회장이 28일 서울 마포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 제공

김태웅 한국문화원연합회 회장이 28일 서울 마포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 제공

'마이너리티(소수성) 예찬론자'로 통하는 김 회장은 연합회 창립 60주년을 맞은 올해 민간 주도로는 처음으로 '문화박람회'를 연다. 그는 "각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스토리를 밑바닥부터 살아나게 하는 것이 문화원의 존재 이유이자 역할"이라며 "연합회 차원에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해 풀뿌리 문화 자체인 각 문화원의 목소리가 거대한 흐름으로 퍼져 나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30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제1회 지역문화박람회'에서는 고유한 문화적 특색과 사람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마이너리티 문화의 힘을 선보일 생각이다. 지역별로 부스를 제공해 각 지역의 콘텐츠를 내보이는 방식이 아닌, 지역의 다양한 문화 자원을 재구성해 몇 가지 테마로 만들어냈다고 한다. "우리 스스로 문화에 스며들고 즐길 수 있어야 세계인의 가슴도 적실 수 있지 않을까요."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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