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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 '노마스크' 첫날, 마스크 벗지 않은 시민들… "아직은 불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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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의사당대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집회가 한창이었다. 여의도공원 앞 국회의사당 방면 도로 150m 구간을 점거한 조합원 1,400여 명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이들은 도시락을 먹거나 물을 마실 때만 마스크를 잠시 내렸을 뿐, 집회 내내 마스크를 착용했다. 집회에 참석한 이모씨는 “정부 방침에 관계 없이 마스크를 쓰고 집회에 참석하라는 본부 차원의 방역 지침은 그대로”라며 “다들 가정도 있다 보니 아직은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날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됐다. 마지막까지 마스크 해제 범위에서 제외됐던 ‘50인 이상 야외 집회ㆍ공연ㆍ스포츠 경기’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날 집회, 공연 등 현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시민은 쉽게 마스크를 내려놓지 않았다. “2년 넘게 마스크 착용이 습관화돼 ‘노(no)마스크’가 오히려 어색하다” “실내 착용은 유지돼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는 게 번거롭다” 등 달라진 규정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3년 만에 대규모 축제가 재개돼 자유를 만끽 중인 대학가도 마스크 해제 문제만큼은 신중하게 대처했다. 이날부터 닷새간 가을 축제를 여는 중앙대는 유명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본 공연(29, 30일) 기간 학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할 방침이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공연 당일 학생들에게 마스크도 나눠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학년생 김모(21)씨는 “지난주 단과대 축제 때 연예인이 왔었는데 발 디딜 틈도 없이 붐볐다”며 “본 공연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그 외 공간에선 벗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과대학 가을축제를 개최한 고려대에서도 노마스크 축제에 대한 기대감이 크진 않았다. 공대 3학년생 안모(25)씨는 “연예인 무대에 가까이 갈 때는 마스크를 꼭 쓸 것”이라며 “사실 마스크 착용이 딱히 불편하지 않다”고 했다. 공대 축제준비단 측 관계자 역시 “노마스크 상태로 축제를 즐긴다고 해서 제재할 방법은 없으나 마스크를 착용하고 야외 공연에 참석하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우려해 마스크 벗기를 주저하는 시민도 있었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이모(34)씨는 “유치원 측에 야외활동 때 우리 아이는 계속 마스크를 쓰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물론 마스크 착용 해제를 반기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날 서울 동작구 중앙대사범대학부속초등학교 3학년 학생 120명은 운동장에 나와 가을 체육대회를 연습했다. 학교 측이 마스크 착용 여부를 학생 자율에 맡기면서 학생 절반가량이 마스크를 벗고 오랜만에 야외 공기를 듬뿍 마셨다. 숙명여대에서 열린 가을 축제 ‘청파제’에서도 맨 얼굴로 축제를 즐기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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