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동관, 대우조선해양의 특수선 등에 업고 방산에서 날개 달 수 있을까

입력
2022.09.26 21: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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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2조 원에 대우조선 인수하는 MOU 체결
미래 방산기술 확보와 민간 자율운항 선박 제작도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 위해 투자 결정"

서울 중구 한화그룹 사옥 전경. 한화그룹 제공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전문 방위산업 기업을 넘어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거듭날지 주목받고 있다. 미래형 먹거리로 사업 재편에 나선 와중에 특수선 사업에 강점이 있는 대우조선 인수로 시너지 효과를 볼 것이라는 의견과 경기 둔화로 인해 당장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한화그룹은 26일 "대우조선해양과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는 내용을 담은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상세 실사를 거쳐 최종 인수자가 되면 11월 말 본계약을 한다는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그룹의 사업적 시너지 극대화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국가 기간 산업에 대한 투자를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방산부문 확대 기회"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모습. 연합뉴스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방위산업, 항공우주 등으로 그룹 체질 개선에 나선 한화는 이번 인수가 미래 방산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보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이끄는 방산 부문의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 방산 부문과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 장갑차를 비롯, 탄약과 포병 장비, 감시·정찰 체계, 대공·유도무기 체계, 우주 발사체 연료 기술 등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며 2030년 글로벌 10위 방산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여기에 잠수함과 전투 선박 등 특수선 사업을 더하며 한화를 명실상부한 종합 방산 기업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준다는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방산이 전 세계적으로 대형화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번 인수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당장 대우조선의 주력 방산제품인 3,000톤 급 잠수함 및 전투함의 수출도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액화천연가스(LNG) 분야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고, 유지보수(MRO)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수도 있어 다양한 사업 창출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한화 측은 "한화시스템이 보유한 함정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투체계(CMS) 기술이 대우조선의 함정 양산 능력과 결합하면 자율 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자금 조달, 실사 과정에서 드러날 부실 여부는 숙제"


김승연 회장 취임 이후 주요 인수합병


한화가 이번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한 관건은 자금 마련에 있다.

시장에선 '헐값 매각'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그동안 대우조선에 투입된 공적자금(4조2,000억 원)을 감안하면 인수자금 2조 원이 낮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한화가 2008년 10월 대우조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제시한 금액(6조3,000억 원)을 보더라도 이번 계약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3개월 만인 2009년 1월 한화가 인수를 접었던 이유처럼 현장 실사를 진행하며 발견될 부실 리스크와 인수자금 마련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당시처럼 이번에도 세계적 경기 둔화와 금리 급상승 등 자금 조달 여건은 최악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낮은 재무건전성도 걱정거리다. 대우조선은 자산총액(12조224억 원) 중 부채가 10조4,741억 원에 달하고, 수주 잔고 3년치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만 6,67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또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신을 꾀하기 위해선 추가 투자도 필요하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금융 당국에서 재무적인 부실을 어느 정도 해결했겠지만 인수를 위한 실사 등을 거쳐봐야 정확한 리스크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한화가 주도권을 갖고 인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는지 여부 또한 이번 인수 성공을 가늠할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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