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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밝혀야 된다'는 尹... "안 된다"고 훈수 두는 여야 원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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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에 대해 26일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지만, 정치 원로들은 진상 파악보다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대통령 말 한마디 한마디를 따지는 건 불필요한 논쟁만 야기할 뿐, 사태 수습에 악영향을 준다는 지적이다.
비속어 논란에 쉬쉬하던 여당에서 먼저 쓴소리를 낸 건 유승민 전 의원이다. 대선부터 줄곧 윤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그는 비속어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인 23일 페이스북에 "정신 차리십시오. 정말 X팔린 건 국민들"이라는 다소 격앙된 반응을 내놨었다. 이틀이 지난 25일 다시 대통령실 해명에 대해 "막말보다 더 나쁜 게 거짓말"이라며 순방 기간 대통령실의 대처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대통령도, 당도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속어 논란이 외교 참사⟶야당 비하⟶정언유착으로까지 커지자 "(대통령이) 사과로 정면 돌파하라"는 조언이 여당에서도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4일 페이스북에 "뒤늦게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수습을 해야지 계속 끌면 국민적 신뢰만 상실한다"고 대통령실의 해명을 질타했다. 이어 "무슨 큰 국가적 과제로 논쟁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해프닝과 가십만 온통 나라를 뒤덮고 있다"며 논란을 정쟁화하는 야당도 에둘러 비판했다.
26일 윤 대통령이 직접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한다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비속어 논란을 보도한 방송사를 탓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지만, 정치 원로들은 이런 태도가 논쟁의 빌미만 준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대중(DJ)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진위(공방으)로 가면 굉장히 문제가 된다. 저는 '바이든'으로 들렸는데, 이 자체가 또 시비를 낳는다는 거다"라고 짚었다. 대통령 말의 진위, 보도 전후 과정의 진위를 가리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정치 공방만 낳는다는 지적이다. 박 전 원장은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시장도 그러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면서 "이런 일을 가지고 왜 이렇게 싸워야 되냐. 대통령께서 적절하지 못한 말씀을 하신 건 사실이고, 그렇게 (사과하고) 털어 가야지, 왜 복잡하게 꼬고 매일 변명하냐"고 지적했다.
원로들은 대통령 발언을 무조건 감싸는 듯한 여당 인사들을 외려 멀리 두라고도 조언하고 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대통령 참모들이나 아첨꾼들, 권력의 맹종파들이 문제", "억지 주장을 하면 윤 대통령한테 도움이 되겠나"라고 질타했다. 윤 대통령의 '이 XX' 비속어 논란을 두고 배현진·박수영·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등 친윤계가 욕설도 없었다고 부인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어 "깨끗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언동에 조심하면 될 일인데, 오히려 판을 더 키우고 국제적으로 망신을 자초하는 일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를 처음 보도한 방송사와 민주당 사이 정언유착이 있다는 국민의힘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여당이 이를 역이용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 의원은 "이 사태의 본질은 윤 대통령의 막말"이라며 "추측성으로 사태를 호도하는 건 정직하지 않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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