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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97% 코로나 항체 생겼는데...집단면역 어림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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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 실시한 전국 단위 대규모 혈청역학조사에서 코로나19 항체양성률이 97.38%로 나타났다. 사실상 전 국민이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것이다. 코로나 확진자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항체를 가진 '숨은 감염자'도 5명 중 1명꼴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집단면역은 불가능하다. 시간이 지나면 항체가 소멸하고 변이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게 이유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역학회 등과 공동으로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지역사회 기반 대표 표본 코로나19 항체양성률 1차 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 참여자 가운데 지역, 연령, 성별 등 정보가 확인된 9,901명을 추려 분석한 결과 전체 항체양성률(자연 감염+백신 접종)은 97.38%에 달했다. 이 중 자연 감염에 의한 항체양성률은 57.65%로 나타났다. 지난 7월 말 기준 전 국민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율이 38.15%였던 점을 감안하면 둘의 차이는 19.5%포인트다. 이만큼의 인구가 확진자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된 '미확진 감염자'인 셈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미확진 감염자를 약 1,000명으로 추정했다. 증상이 경미한 오미크론 변이가 올해 초부터 급속히 확산한 영향이다.
자연 감염 항체양성률은 남녀 간 차이가 없었지만 연령대와 지역에 따라서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소아와 청소년은 자연 감염 항체양성률이 높았고 고연령층으로 갈수록 낮았다. 특히 소아는 전체 항체양성률(79.55%)이 자연 감염에 의한 항체양성률과 유사해 면역 획득이 대부분 자연 감염에 의한 것으로 분석됐다.
숨은 감염자 비율은 50대(27.62%)와 40대(24.83%)에서 가장 높았다.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연령대인 게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이다. 연구에 참여한 정재훈 가천대 의과대학 교수는 "한 가지 요인으로 설명하기는 매우 어렵고 백신 접종률 같은 외부적인 요인도 고려해야 된다"며 "진단검사 유인 동기, 또는 진단검사 장애 요인이 없는지도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별 자연 감염 항체양성률은 부산과 제주가 각각 66.09%, 64.92%로 높게 나왔다. 미확진 감염률도 부산이 27.13%, 제주가 28.75%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역별 차이에 대해서는 지역사회 특성을 고려한 세부 분석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와 258개 보건소, 34개 대학, 291개 협력 의료기관이 함께 수행했다. 조사·연구 책임자인 김동현 한림의대 교수는 "전 국민을 아우르고 시도별 대표성을 갖는 집단 대상 대규모 조사라는 게 의미"라며 "근거 있는 방역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항체양성률이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항체는 시간이 지나면 소실되고 새로운 변이에는 무력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도 "충분한 집단면역이 형성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항체양성률은 100%에 가까워도 매일 수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게 현실이다. 또한 이번 조사는 항체 유무를 파악했을 뿐 항체가가 얼마나 높은지, 감염을 막아줄 중화항체가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항체는 통상 6∼8개월 존재하다 시간이 흐르면 소실된다. 백신도 새로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 방어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백신 접종으로 생긴 항체는 자연 감염으로 형성된 항체보다 지속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게 일반적이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개인별로 면역 정도가 달라도 국민 대부분이 항체를 갖고 있어 다시 재유행이 와도 중증화율은 상당 부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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