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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아' 닮은 악동, 외계 침략에 맞서다

입력
2022.09.24 10: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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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드라마 '피스메이커'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악동 기질이 다분한 피스메이커(왼쪽)는 매사 좌충우돌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웨이브 제공

악동 기질이 다분한 피스메이커(왼쪽)는 매사 좌충우돌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웨이브 제공

웨이브 바로 보기 | 8부작 | 18세 이상

외모가 위협적이다. 온몸이 근육이다. 얼굴마저 근육질이다. 어려서부터 살인 기술을 배웠다. 백인우월주의자인 아버지의 강권에 의해서였다. 입이 거칠기도 하다. 말마다 욕이 묻어나고 지저분한 유머를 즐긴다. 친근감은커녕 가까이하고 싶지 않을 인물. 하지만 은근 마음이 끌린다. 마초이긴 하나 순정하다. 알고 보면 잔정 많고 마음이 여린 남자다. 동물을 사랑하고 평화를 추구한다. 호칭부터가 ‘피스메이커’(존 시나)다. 호기심을 부르기 충분한 인물이다.

①형 면제 조건에 묶인 킬러

피스메이커는 동료들과 갈등하고 우정을 나누면서 외계 생명체의 지구 침략을 막으려 한다. 웨이브 제공

피스메이커는 동료들과 갈등하고 우정을 나누면서 외계 생명체의 지구 침략을 막으려 한다. 웨이브 제공

드라마 ‘피스메이커’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선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2021)를 봐야 한다. 비밀 정보기관이 악질 재소자들을 규합해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다. 피스메이커는 재소자로 구성된 ‘자살특공대’의 일원이다. 그는 여러 건의 살인죄로 복역하다 형 면제를 조건으로 작전에 참여한다. 드라마는 이후에 벌어지는 일을 다루나 이야기 전개는 영화와 거의 무관하다.

피스메이커는 정보기관 요원들과 함께 새로운 작전을 펼친다. 인간을 숙주로 삼은 외계인을 찾아내는 특수임무다. 외계인이 나비처럼 생겨 작전명은 ‘버터플라이 프로젝트’. 피스메이커를 추종하는 자칭 슈퍼히어로 비질란테(프레디 스토마)가 합류하면서 이야기는 본궤도에 오른다.

②내달리는 록음악 같은 호쾌한 전개

피스메이커는 동료 하코트에 연심을 품는다. 드라마는 사랑 이야기가 살짝 포개지면서 재미를 더한다. 웨이브 제공

피스메이커는 동료 하코트에 연심을 품는다. 드라마는 사랑 이야기가 살짝 포개지면서 재미를 더한다. 웨이브 제공

피스메이커는 캡틴아메리카의 악동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붉은색과 파란색을 활용한 복장부터 엇비슷하다. 반려동물은 ‘이글리’라는 독수리다. 외면만으로는 애국심이 넘쳐난다. 늘 반듯하고 모범적인 캡틴아메리카와 달리 피스메이커는 매사 좌충우돌이다. 아버지의 비뚤어진 교육 탓에 남성우월주의와 인종차별 습성이 몸에 남아 있다.

하지만 피스메이커는 얄밉기보다 정감이 간다. 인간병기이나 아이 같은 면모를 지녀서다.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서일까. 강한 척하지만 외로움을 잘 타고 유아적인 행동을 하고는 한다. 불완전한 피스메이커의 언행은 종종 웃음을 부르고 동정을 산다. 그릇된 생각과 행동을 바꾸려 노력하는 모습이 매력 있다. 드라마가 시선을 붙드는 주요 이유다.

③DC유니버스의 희망을 쏘다

드라마 '피스메이커'는 주인공의 좌충우돌과 유머가 재미를 빚어낸다. 웨이브 제공

드라마 '피스메이커'는 주인공의 좌충우돌과 유머가 재미를 빚어낸다. 웨이브 제공

드라마를 관통하는 록음악처럼 이야기가 호쾌하게 전개된다. 피스메이커와 비질란테 등이 벌이는 엉뚱한 행동이 웃음을 자아내고, 등장인물들이 갈등하면서 우정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흥겹다. 반전들이 숨어 있는 이야기 구성이 흥미롭기도 하다.

할리우드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는 DC코믹스 캐릭터들을 바탕으로 DC유니버스를 구축하려 했으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 ‘저스티스 리그’(2017) 등이 '망작' 취급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어 왔다. ‘피스메이커’는 DC유니버스의 성공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뷰+포인트

제임스 건 감독이 만들어낸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건 감독이 각본을 썼고 5부작을 연출했다. 건 감독은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로 국내에도 열성 팬이 적지 않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발휘됐던 음악 선곡 솜씨는 ‘피스메이커’에서도 여전하다. ‘피스메이커’에선 “록은 언제나 옳다”라는 대사가 여러 차례 나오는데 록을 즐기지 않던 시청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건 감독 각본ㆍ연출로 시즌2 제작이 진행 중이다. 건 감독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연출한 후 스핀오프로 이 드라마를 기획하게 됐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94%, 시청자 89%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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