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피격 해수부 공무원 유족 "문재인 전 대통령 고발하겠다"

입력
2022.09.2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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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장(葬)으로 목포서 치러진 영결식 직후 언급
이르면 다음주 고발장 제출 예정


22일 오전 전남 목포효사랑장례식장에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영결사를 하고 있다. 목포=박경우 기자

22일 오전 전남 목포효사랑장례식장에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영결사를 하고 있다. 목포=박경우 기자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 피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이대준씨 유족이 22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대준씨 형 이래진씨는 이날 전남 목포에서 해양수산부장(葬)으로 치러진 이대준씨 영결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9·19 군사합의서를 최근에 봤는데 이 사람들이 정말 인간인가 싶다"며 "국민이 죽어도 항의도 못하는 (사건 당시) 대통령과 각부 장관, 정치인이 이 나라 사람들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다음주 문 전 대통령 고발장을 제출하고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이날 목포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해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 국민의힘 하태경·안병길 국회의원, 동료 직원과 유가족·친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조 장관은 영결사를 통해 "1년 넘게 영면에 들지 못한 채 힘들어 한 이대준 주무관에게 이제는 편히 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어업 감독 공무원으로서 거친 바다에서 사투를 벌이며 열정과 헌신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공직자로서 사명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그러면서 "(이 주무관이) 하늘나라로 갔지만 해양수산부 직원들의 가슴속에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라며 "고인과 함께 꿈꾸었던 대로 해양 수산 발전을 위해 더욱 헌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22일 전남 목포 북항 어업지도선 부두에서 고 이대준 주무관 노제가 열리고 있다.

22일 전남 목포 북항 어업지도선 부두에서 고 이대준 주무관 노제가 열리고 있다.

서해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서 이씨와 함께 근무한 손성봉 해수부 주무관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사명감과 열정을 갖춘 그의 명예로운 죽음을 잊지 않겠다"고 추모했다. 영결식 이후, 고인이 근무했던 서해어업관리단 국가어업지도선 부두에서 노제(路祭)가 진행됐다. 유족과 동료들이 영정(影幀)을 들고 고인이 생전 근무한 무궁화 10호에 올라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대준씨는 지난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됐다. 해양경찰은 사건 발생 9일 뒤 중간 수사 결과를 통해 "자진 월북했다가 살해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방부와 해경은 기존 발표를 뒤집었다. 해양수산부도 지난 7월 이대준씨에 대한 직권 면직을 취소하고 '사망으로 인한 면직' 으로 처리했다.


목포=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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