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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만나 체면 세워줬으니 보답하라는 게 일본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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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한국 쪽의 얼굴을 세워줬으니, (앞으로) 한국은 (일본에) 뭔가를 해줘야 할 것이다. 벌써부터 일본에선 이런 반응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2년 9개월 만에 전격 성사된 한일 정상 간의 만남을 두고 일본 현지가 내놓고 있다는 반응이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22일 CBS 라디오에 나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윤 대통령과의 만남으로 (한국 측의 요구를 들어줬으니) 보답하라는 게 일본 측의 속셈"이라며 "(정상 간의 만남을 빌미로 한국 측을 몰아붙이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일부러 찾아왔기 때문에 만나줬다', '주로 윤 대통령만 이야기를 하고 기시다 총리는 경청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일본이 연출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앞으로의 한일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일본이 전략적 포석을 깔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만남은 시작부터 끝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한국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한일 정상회담 개최가 합의됐다고 발표했지만, 일본 정부는 줄곧 개최 사실을 부인하며 양국은 막판까지 기싸움을 벌여왔다.
만남 그 자체도 온전하지는 못했다. 전격 성사된 '대좌'였던 만큼, 이번 만남은 여느 정상회담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회담 장소나 시간, 의제 등이 미리 공지되지 않은 채 막판까지 '철통보안' 속에 진행됐다. 양국의 국기가 내걸린 별도의 회담 장소가 마련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취재진도 따로 대동하지 않았다.
만남 이후에도 양국의 기싸움은 팽팽하다.
일본 언론과 전문가들은 두 정상의 만남에 대해 '간담'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회담'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게 호사카 교수의 설명이다. 반면 한국 대통령실은 이번 만남에 대해 '약식회담'으로 공식 표현했다.
'어떤 문제를 갖고, 공식적으로 논의한다'는 뜻의 '회담'(會談)과 달리 '간담'(懇談)은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대화를 나누는 자리'라는 뜻으로, '오피셜'한 느낌이 배제된 단어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이 한일 정상 간 만남의 의미를 격하시키려는 의도에서 '간담'이라는 표현을 고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언론이 두 정상 간의 만남이 이뤄진 장소를 두고 유엔(UN) 일본대표부 건물이라고 밝히자, 한국 대통령실이 이를 부정한 것도 기싸움의 연장선상이다.
호사카 교수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양국 간 관계 개선의 물꼬는 트였다고 평가했다. "한일회담 자체는 앞으로 어렵지 않게 성사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
문제는 앞으로의 회담 내용이다. 일본 측에선 양국 간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강제징용 배상 해법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이슈 등에서 일본 입장을 반영해달라는 요구를 강하게 제기할 것이란 관측이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은 한국에서 필요한 회담을 성사시켰기 때문에, 한국 쪽에서도 일본에 피해가 되지 않도록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 해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30분간 만남에 대한 보답을 강하게 요구해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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