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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인하, 1000만 개미도 혜택"... '부자 감세' 반격한 KDI

입력
2022.10.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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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보고서 통해 '법인세 개편안' 엄호
"법인세 인하, 중산층 자산 형성에 기여"
부자 감세 지적 놓고 "정치 구호에 불과"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정부가 추진 중인 법인세 인하는 기업만 이득을 보는 게 아니라 개인 투자자(개미)의 지갑도 불린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KDI는 또 더불어민주당이 법인세 인하를 부자 감세라고 규정한 건 '정치 구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학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4일 발표한 '법인세 세율체계 개편안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정책과제'를 통해 기획재정부가 7월 제시한 법인세 개편안을 적극 엄호했다. 법인세 개편안은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한 최고세율 25% 구간을 없애면서 현행 4단계인 과세표준 체계를 2, 3단계로 단순화하는 게 골자다.

보고서는 우선 법인세 인하 혜택을 기업은 물론 평범한 사람들도 누린다고 주장했다. 기업이 법인세 인하로 투자를 늘려 돈을 더 벌게 되면 개인 투자자 역시 배당 증가, 주가 상승으로 자산을 쌓을 수 있다는 논리다. 같은 이유로 법인세 인하가 주식시장 큰손인 국민연금기금의 투자 수익률도 높여 국민의 노후 소득 보장에 기여한다고 봤다. 법인세 인하는 부자 감세라는 야당 주장에 선을 그은 것이다.

김학수 선임연구위원은 "법인세 인하는 최고세율 25% 폐지에만 초점을 맞춰 부자 감세라는 비판이 제기되는데 이명박 정부의 법인세율 인하 발표 이후 수년간 진행된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논쟁과 유사하다"며 "주식 투자자가 1,000만 명이 넘은 것으로 평가되는데 법인세 감세 혜택을 많은 국민이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법인세 인하가 중장기적으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면서 세수를 늘린다는 정부 측 입장도 측면 지원했다. 기재부 구상대로 법인세 최고세율이 25%에서 22%로 내려가면 경제는 단기적으로 0.6%, 장기적으로 3.39% 더 성장한다는 게 보고서 분석이다.

또 법인세 인하로 당장 내년 법인세는 3조5,000억~4조5,000억 원 줄겠지만 경제 성장에 따른 기업 이윤 증가로 2조4,000억 원은 1, 2년 내에 만회한다고 판단했다. 장기적으로는 세수가 오히려 늘어 연간 법인세 13조 원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법인세 인하는 번지수를 잘못 찾은 정책이라는 반론도 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같은 위기 국면에선 초대기업 과세를 유지해 재정 기반을 탄탄히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부 뜻대로 법인세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할지도 미지수다.

세종=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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