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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했던 30대, AZ 백신 맞고 뇌출혈... 법원 "피해 보상해야" 첫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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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이상 반응에 대한 피해보상을 인정한 법원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다. 백신 투여 이틀 만에 이상반응이 나타났고, 접종 전에 기저질환이 없었던 점이 법원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이주영)는 지난달 A(33)씨가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예방접종 피해보상 신청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강원 춘천시 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다. 하지만 백신 접종 이튿날부터 발열 증상이 나타나더니, 감각 이상에 다리저림 증세까지 발현됐다. A씨는 급히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았고, 병원은 뇌출혈성 병변을 확인했다.
병원은 추가 검사를 통해 뇌출혈과 대뇌해면 혈관기형 진단을 내렸다. 다리저림 증상은 단발신경병증으로 결론 내렸다. A씨 배우자는 질병청에 진료비 330여만 원과 간병비 25만 원의 보상 신청을 했다.
하지만 질병청은 지난해 12월 신청을 거부했다. △다리저림이 발생한 시기가 접종 14일 뒤라서 시간적 개연성이 부족하고 △대뇌해면 혈관기형은 다른 이유로 발병했을 가능성이 커 인과성 인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A씨는 "인과관계에 대한 재량권 일탈·남용"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예방접종 이틀 뒤부터 다리저림 증세가 나타났기 때문에 '14일 후 증상 발현'이 아니다"라며 "예방접종 전에는 혈관기형 등을 진단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예방접종과 이상증세 간의 인과성이 인정된다"며 A씨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시간의 개연성'에 주목했다. 예방접종 하루이틀 만에 이상증세가 나타났으니 연관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다리저림 증상이 이틀 만에 발현된 사실도 고려했다"는 질병청 반론에 대해서도 "(질병청) 주장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예방접종 전 A씨의 건강상태도 승소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MRI 검사에서 해면상 혈관기형이 관찰되긴 했지만 발병 시점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며 "A씨는 예방접종 전에 관련 병력도 없는 등 매우 건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어떤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이 아직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백신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한 이상증상이 상당한 수준으로 입증되지 않는다면 질병과 백신 사이에 역학적 연관성이 없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은 코로나19 백신 피해 관련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피해보상과 관련해 진행 중인 소송은 9건이다.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는 올해 5월 문재인 전 대통령 등을 상대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백신을 국민에게 강요해 다수의 백신 사망 및 중증피해자가 발생하도록 방치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다른 소송과 마찬가지로 의학적 근거와 백신의 이상반응 정보, 여러 제도적 절차에 기반해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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