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동원령에 '탈출 러시', 전쟁 멈추라는 뜻

입력
2022.09.23 04:30
27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에서 경찰이 예비군 부분 동원령에 항의하는 한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에서 경찰이 예비군 부분 동원령에 항의하는 한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있는 러시아가 21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다. 일단 전체 예비군 2,500만 명 중 30만 명을 내보내는 부분 동원령을 내렸지만 러시아 정부는 추가 징집 방침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돈바스와 남부 헤르손 등에서 반격에 성공, 전세가 불리해지자 이를 뒤집기 위해 동원령이라는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평화적 해법으로 조기 종전을 바라고 있는 국제사회의 기대를 배반하는 조치다.

직업군인들이 치렀던 지금까지의 전투와 달리 동원령 발동은 러시아 국내적으로도 전혀 다른 차원이다. 불안감이 커진 러시아 국민들의 반전 시위, 징집을 피하려는 청년들의 탈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동원령 발동은 병력 보충으로 전세를 뒤집겠다는 러시아의 의도와는 달리 우크라이나군을 돕는 서방국가들을 결집시켜 전쟁 장기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우려스러운 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또다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점이다. 수세에 몰린 푸틴 대통령의 거짓 위협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만에 하나 잘못된 판단으로 실제 핵무기가 사용될 경우 파멸적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무고한 인명을 희생시켰고 세계적으로도 에너지와 식량 위기를 불러오고 있는 이 전쟁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러시아 정부가 선택할 것은 동원령이 아니라 신속한 종전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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