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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에 구출됐던 아이가 소방관의 아이 구했다"...쓰촨성 울린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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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성에서 발생한 지진에 따른 희생자 구조 작업이 마무리된 가운데, 지진 현장을 담은 사진 한 장에 담긴 사연이 중국인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지난 5일 중국 남서부 쓰촨성 간쯔좡족자치주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일어났다. 중국 소방당국은 현지 소방대원과 경찰, 군병력을 사고 현장에 투입해 일주일간 대대적인 희생자 구조 작업을 벌였다.
쓰촨성 원찬현의 소방대원인 장쯔리씨도 그중 하나였다. 산간 마을의 사고 현장에 출동한 장씨는 지진으로 집이 무너져 갓난아기를 안고 대피하고 있는 한 할머니를 발견했다. 7시간이나 걸었다는 할머니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장씨는 생후 2개월의 이 아기를 대신 안았고, 이 모습이 현장을 취재 중이던 언론에 포착됐다. 포대기에 꽁꽁 싸인 아기를 바라보고 있는 사진 속 장씨는 담담하면서도 무언가 만감이 교차한 듯한 표정이었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장씨는 14년 전 발생한 '쓰촨성 원촨 대지진'의 생존자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008년 5월 쓰촨성 원촨현에서는 규모 8.0의 강진이 발생했다. 7만 명 이상이 죽고, 1조 위안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나 중국에서 일어난 최악의 지진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지진 당시 장씨는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체육 시간 그가 밟고 있던 땅은 심하게 흔들렸고, 눈앞에선 3층짜리 학교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급히 가족들과 함께 대피해 목숨은 구했지만, 6개월 동안 천막살이를 해야 했다. 당시 천막촌을 분주히 오가며 비상식량을 나눠주고 부상자들을 돌봐준 사람들은 다름 아닌 소방관들이었다. 8세였던 장씨는 "나도 어른이 된 뒤 소방관이 되어 사람들을 돕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 꼬마는 실제 소방관이 됐고, 14년 전 그들이 자신과 가족을 도왔던 것처럼 이번 지진 피해자들 구조 작업에 나선 것이다. 또한 공교롭게도 구조된 아기의 아버지 또한 소방관이었으며, 다른 지역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속에 담긴 사연이 알려지자, 중국인들은 "생명 구조의 대물림"이라며 감동에 젖었고, 사진 속 장씨와 아기에게 '원촨 형제'라는 별명도 붙여줬다. 한 네티즌은 "소방관이 구한 아기가 어른이 되어 소방관의 아이를 구했다"고 이 사연을 요약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타인으로부터 받은 사랑이 시공간을 초월하며 대물림 되어 소방관들의 용기로 거듭나고 있다"고 이들을 격려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와 실종자는 각각 93명과 25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장씨가 안았던 아기는 이번 지진의 최연소 생존자로도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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