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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남성 암 4위 전립선암"… 50세 넘으면 매년 PSA 검사해야

입력
2022.09.19 19:10
수정
2022.09.19 21:2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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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이상철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이상철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은 미국 등 서구에서는 남성암 1위에 오를 정도로 매우 흔한 암이고 국내에서도 남성암 4위"라며 "50세가 넘으면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PSA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이상철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은 미국 등 서구에서는 남성암 1위에 오를 정도로 매우 흔한 암이고 국내에서도 남성암 4위"라며 "50세가 넘으면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PSA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전립선은 정액을 구성하는 액체 성분의 일부를 만들어 분비하는 남성 생식기관이다. 전립선에서 발생하는 전립선암은 서구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남성 고형암 유병률 1위다.

국내에서도 식생활 서구화 및 고령화 등으로 인해 급증해 위암ㆍ폐암ㆍ대장암에 이어 한국 남성 암 4위에 올랐다. 5~10년 내에 남성 암 1위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립선암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발병 연령도 낮아져 점점 두려워지는 암이다.

‘전립선암 치료 전문가’ 이상철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은 거의 없어 자각하기 힘들지만 ‘전립선 특이 항원 (Prostate Specific AntigenㆍPSA) 혈액검사’를 시행하면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며 “증상이 없더라도 50세가 넘으면 매년 PSA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했다. 이 교수는 보건복지부 장관상 및 대한전립선학회 블루학술상을 수상했으며, 하버드대 의대 메사추세츠종합병원(MGH) 비뇨기종양내과에서 한국 비뇨의학과 의사로서는 처음으로 임상 근무했다.

-전립선암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20~30g 정도의 호두 알 크기인 전립선에 발생한 전립선암은 50세가 넘으면 발병률이 급증한다. 2021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전립선암 환자의 95%가 60세 이상이었다. 최근 10년 새 발병률이 크게 늘었는데, 이는 서구식 식습관 증가와 고령화와 관련이 매우 깊다.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어 자각하기 어렵고 병이 상당히 진행된 3기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므로 배뇨장애, 다른 장기로 전이된 뒤에야 병원을 찾으면 완치하기 어려울 때가 적지 않다.

전립선암은 초기 발견이 어려워 남성이 50세가 넘으면 PSA 검사받기를 권장한다. PSA는 전립선에서만 생성되는 단백 분해 요소로 전립선암 선별에 이용되는 유용한 종양 표지자다. PSA 정상 수치는 1~3ng/mL 정도다. 그러나 전립선비대증, 감염, 염증 등이 있어도 수치가 증가한다. PSA 수치가 4~10ng/mL일 때는 25~30%, 10 ng/mL 이상에서는 50~80%가 전립선암으로 진단된다.

하지만 PSA 수치가 높아도 암이 아닐 수 있고, 수치가 낮아도 암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PSA 수치와 함께 전립선 크기, 나이, 이전 검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야 한다. PSA 수치가 높으면 fPSA(Free PSA), PHI(prostate health index), 전립선 자기공명영상(MRI) 등 추가 검사를 고려하고, 전립선 조직 검사로 전립선암을 확진할 수 있다.

PSA 수치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는 전립선암뿐만 아니라 전립선염, 탈모약 복용 등이 있다. 따라서 PSA 수치가 높으면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전립선암 치료는 어떻게 하나.

“전립선암 치료법은 적극적 관찰 요법, 로봇 수술, 방사선 치료, 호르몬 치료, 국소 치료 등으로 나뉜다. 적극적 관찰 요법은 저위험 전립선암일 때 시행하고, MRI 및 주기적 전립선 조직 검사 등 정기적으로 검사하면서 암을 적극적으로 관찰하는 방법이다.

반면 기대수명이 10년 이상 기대되는 중간 위험군 또는 고위험군 국소 전립선암이 발생하면 전립선ㆍ정낭ㆍ정관 같은 주변 조직과 골반 림프절을 모두 제거하는 근치적 전립선 적출술을 권유한다. 수술 후 요실금 및 성 기능 조기 회복에 도움되는 전립선암 로봇 수술이 최근 표준 수술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호르몬 치료는 전립선 암세포가 림프절이나 뼈 등으로 전이될 때 시행하며 암세포 성장을 활성화하는 남성호르몬 생성을 억제하기 위해 쓰인다.

분당서울대병원 전립선암센터는 2007년 국립대병원 최초로 다빈치 로봇 수술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전통적인 개복 수술 외에 환자 예후를 위한 로봇 수술 치료법 및 국소 치료법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 전립선암 수술 중 로봇 수술, 복강경 수술 등 첨단 최소 침습 수술로 시행한 비율은 98.7%로, 절개 부위가 작아 출혈도 줄어들기에 입원ㆍ수술ㆍ회복 기간을 단축하고 합병증도 적어 환자 만족도가 매우 높다.

치료 성과도 아주 우수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저위험군 99.9%, 중간 위험군 99.7%, 고위험군 99.4%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밖에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입원전담센터,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 여러 임상 진료 부서와 긴밀히 협조해 최고의 전립선암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립선암 예방법과 환자와 가족들에게 조언한다면.

“전립선암은 이전에는 운 나쁜 사람만 걸리는 암으로 여겼지만 이젠 대중화된 암이다. 따라서 50세가 넘으면 꾸준히 PSA 검사를 받아 전립선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의 인과관계는 없다.

적절한 운동으로 비만을 예방하고, 고기류를 과도하게 먹기 보다 채소ㆍ콩ㆍ토마토 등 적절히 섭취하는 균형 있는 식이 습관이 암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울러 효과적인 다양한 치료법도 많이 개발돼 전립선암 진단을 받더라도 상심하지 말고 의료진과 꾸준히 상의하면서 치료받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2차 항호르몬 제제, 항암제, 유전자 치료법 등의 다양한 새로운 치료법이 나왔기에 전이되더라도 적극적 관리ㆍ치료가 도움이 된다. 아울러 치료 후 관리도 중요해 치료 후에도 과음ㆍ흡연은 전립선암 재발률을 높이기에 피해야 한다.

가족들은 환자 옆에서 지속적으로 응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대부분 환자들은 전립선암을 잘 알지 못해 ‘암에 걸렸다는 절망감’에 치료 의지가 낮을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위에서 치료 의지를 높이도록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전립선암은 가족력 또한 발병 원인일 수 있으므로 환자 가족들도 정기검사로 전립선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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