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 3년 만에 발령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유행주의보
"백신 접종 대상자 서둘러 접종을"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인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방역당국이 16일 전국에 인플루엔자(계절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이다.

질병관리청은 4~10일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1,000명당 5.1명(의사환자 분율)으로 유행 기준(4.9명)을 초과해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고 이날 밝혔다.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 발령은 2019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조치로 인플루엔자가 유행하지 않았지만, 최근 거리두기 해제 등 방역 조치가 완화되자 다시 확산한 것이다.

유행주의보 발령 시기는 예년보다 2개월 빠르다. 보통 인플루엔자의 유행주의보는 11~12월에 발령됐다. 2016년에는 12월 8일, 2017년 12월 1일, 2018년 11월 16일, 2019년 11월 15일에 발령됐다.

15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붙은 독감 예방접종 관련 안내 포스터. 뉴스1

유행주의보 발령이 앞당겨진 건 질병청이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기준을 예년보다 강화해 적용했기 때문이다. 보통 유행 기준은 의사환자 분율 5.8명으로 잡지만, 올해는 4.9명으로 기준을 강화했다. 이미 이달 초 4.7명으로 유행 기준에 근접했다.

이날 유행주의보가 발령되면서 만 2주 이상 신생아를 포함한 9세 이하 소아, 임신부, 65세 이상,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인플루엔자 검사 없이 치료제(항바이러스제) 요양급여가 적용된다. 질병청은 유행 기간 영유아 보육시설, 학교, 요양시설 등 집단 시설에 인플루엔자 예방 관리 강화를 요청했다.

질병청은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과 관련해 접종 대상자들이 연령별 일정에 맞춰 가급적 빨리 접종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4~10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1.4%로, 다른 호흡기바이러스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