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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상 트로피 들고 귀국한 황동혁 "어머니께서 울면서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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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으로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미국 에미상에서 감독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이 15일 "시상식 끝나고 어머니랑 전화했는데 울고 계셨다"며 "그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학창 시절 어머니가 사준 중고 비디오카메라로 감독의 꿈을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원래 시상식 방송 자막으로 감사한 분의 명단이 나가기로 돼 있었는데 실수로 안 나왔다고 하더라"며 "어머니께 키워주시고 저를 항상 믿고 지지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황 감독은 이날 오후 5시 40분쯤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그는 빠듯한 일정과 오랜 비행에도 밝은 표정이었다. 입국장에 들어선 황 감독은 흰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배낭을 멘 차림이었다. 공항을 이용하던 일부 시민은 가던 길을 멈추고 황 감독의 입국 현장을 지켜보기도 했다.
황 감독이 만든 '오징어 게임'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이정재), 게스트상(이유미), 프로덕션 디자인상, 스턴트 퍼포먼스상, 특수효과상 등 6개 부문을 휩쓸었다.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2020) 등을 받은 영화 '기생충'과 아메리카뮤직어워즈에서 '올해의 아티스트'(2021)를 받은 방탄소년단에 이어 한국 대중문화 산업에서 새로운 이정표가 쓰인 순간이었다.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을 통해 자본주의의 모순으로 벼랑 끝까지 내몰린 소시민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며 경제적 불평등이란 시대정신을 건드렸다. 이 지점이 비영어권 드라마에 인색한 에미상의 74년 철벽을 무너뜨린 요인이라는 게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의 평가였다. 황 감독은 "작년 11월부터 '오징어 게임' 배우들과 너무 오래 같이 긴 레이스를 함께해 와서 사실 이제 거의 가족 같은 생각이 들 정도"라며 "이번이 시즌1으로 마지막 시상식이었고 마지막 레이스였는데 다 같이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의미 있는 상들을 많이 타고 돌아와서 멋진 1년간의 여정이 잘 마무리된 것 같다"고 의미를 뒀다. 더불어 "성원해 주신 국민과 팬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인사도 보탰다.
황 감독과 함께 귀국한 박해수는 "어제 숙소에서 감독님과 마지막 자리를 하는데 너무 아쉬웠다"며 "하지만 이제 이게 다시 시작일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 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 시즌2는 2024년 공개 예정이다. 그는 "이정재와 '시즌2 더 잘해서 다음에는 더 멋진 작품 만들어 보자' 그런 덕담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정재는 토론토 영화제 일정으로 이날 귀국하지 않았다. 앞서 황 감독 등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한 오영수는 동료들보다 먼저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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