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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RE100 늦었지만 긍정적... 정부 재생에너지 전환 동반돼야"

입력
2022.09.15 13:58
수정
2022.09.15 14: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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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단체, 삼성전자 RE100 가입 논평
"목표연도 2050년, 가입 기업 평균보다 늦어
지금 계획보다 탄소중립 속도 내야 경쟁력
정부 향해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요구해야"

지난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및 멀티미디어 전시회 IFA2022의 삼성전자 부스 디스플레이에 친환경 광고 문구가 걸려 있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및 멀티미디어 전시회 IFA2022의 삼성전자 부스 디스플레이에 친환경 광고 문구가 걸려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글로벌 RE100 가입 및 2050년 탄소중립 선언에 기후·환경단체들은 "늦었지만 긍정적인 결정"이라면서도, "위상에 걸맞지 않은 미흡함이 있다"며 더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RE100은 기업의 사용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하자는 국제 캠페인이다.

15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신(新)환경경영전략’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논평을 내고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국내 최대 기업이자 전력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삼성전자가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100% 전환이라는 글로벌 흐름에 동참하는 것은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그린피스 역시 논평에서 "이번 발표를 환영한다"면서도 이날 발표한 목표에 대해 "삼성전자에 요구되는 책임과 역할에 비해서 매우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선언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및 온실가스 감축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T) 제조사 중에서도 가장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데다 온실가스 배출도 상위권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2021년 전력 사용량은 25.8TWh로 구글(18.2TWh), TSMC(18.1TWh)보다 많다. 또한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250만 톤으로 포스코·현대제철에 이어 3위다.

삼성전자의 이번 행보는 ‘글로벌 수준에는 상당히 뒤처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구글과 애플이 각각 2015·2016년, 반도체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도 2020년에 이미 RE100에 가입했지만 삼성전자는 국내 대기업 중에서도 가장 늦게 동참했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의 목표시점이 2050년인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RE100 가입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전환 평균 목표연도는 2030년이다.

고은 사단법인 넥스트 이사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12%의 구매비중을 차지하는 애플은 이미 2030년까지 공급망 내 탄소중립을 달성할 것이라고 선언했다”며 “미국·유럽에서 전자기기 제조업체들의 재생에너지 100% 사용압박이 커지는 상황이라 삼성전자가 경쟁우위를 가지려면 지금의 계획보다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RE100 합류로 재생에너지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부족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RE100 연례보고서는 한국을 일본과 함께 재생에너지 조달이 가장 어려운 국가로 꼽았다. 진우삼 기업재생에너지재단 상임이사는 "삼성전자의 RE100 선언은 곧 정부에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겨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다울 그린피스 전문위원은 "삼성전자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더 과감한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제도가 수립되도록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적극적인 투자에도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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