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코로나 재유행 '뒤끝'...독감까지 두 백신 동시에 맞을 듯

정점 지났어도 위중증 환자 계속 500명대
갑자기 열, 몸살, 두통 생기면 독감
"두 가지 백신 양쪽 팔에 각각 접종 가능"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추석 연휴 때 감소했던 검사 건수는 연휴가 끝나자 다시 늘었다. 뉴시스

코로나19 여름철 재유행이 지난달 말 정점을 통과했지만 여전히 위중증 환자는 500명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재유행의 '뒤끝'이 길어지며 독감(인플루엔자) 시즌과 겹치게 돼 고위험군은 코로나 개량 백신(2가 백신)과 독감 백신을 동시에 맞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4일 0시 기준 전국 확진자가 9만3,981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1주일 전보다 8,452명, 전날보다는 3만6,672명 늘었다. 추석 연휴 때 확진자가 감소했지만 연휴 뒤 검사 인원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확진자 수보다는 줄지 않고 있는 위중증 환자가 문제다. 추석 연휴 내내 입원 치료 중인 위중증 환자는 500명대로 이어졌고 이날도 507명으로 집계됐다. 여름철 재유행으로 위중증 환자 수가 처음 500명대에 진입한 지난달 14일 이후 한 달간 같은 양상이다. 확진자 발생이 정점을 지나고 2, 3주 뒤까지 위중증 환자가 증가할 수 있다는 방역당국의 앞선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 인플루엔자 의사환자(감염 의심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4.7명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같은 시기에는 4.0명,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시행된 2020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7명, 1.0명이었다. 독감은 갑자기 몸살, 열, 두통 등이 생겨 감염 시 증상이 코로나19와는 조금 다르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독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공교롭게도 두 가지 감염병에 대한 백신 접종 시기도 겹친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BA.1)에 대응하는 모더나 2가 백신은 지난 8일 국내에서도 조건부 허가됐다. 화이자 2가 백신도 심사 중이라 4분기에는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감 백신도 다음 달 본격적으로 풀릴 예정이라 비슷한 시기에 동시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독감 백신은 6개월∼13세, 65세 이상 무료 접종이다.

의료계에서는 두 가지 백신을 동시에 맞는 게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를 비롯한 고위험군은 독감 백신 접종도 필요하다"며 "병원에 두 번 갈 필요 없이 한쪽 팔에 독감 백신 맞고 바로 반대쪽 팔에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