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샀는데 부품 없어 수리 못 해요?"...천만대 팔린 갤노트10의 황당한 운명

입력
2022.09.15 04:30
수정
2022.09.1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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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출시한 갤노트10+, 부품 문제로 수리 불가
수리 요구하는 고객들에게 "현금 보상" 카드 제시만
"아직 쌩쌩한 현역인데, 폰 교체해라?" 소비자 불만

갤럭시노트10 시리즈. 삼성전자


"구입한 지 이제 3년 됐는데 수리가 안 된다니요?"


2019년 8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플러스 모델을 구입한 직장인 김성수(가명)씨는 최근 화면 터치가 잘 안 돼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 갔다가 황당한 말을 들었다. 해당 모델의 메인보드 재고가 없어 수리가 안 된다는 것. 직원은 대신 보상금으로 42만 원을 줄 테니 다른 제품을 사보라고 권했다. 김씨는 "충분히 잘 돌아갔는데 부품이 없다고 스마트폰을 바꾸라니 어이가 없다"며 "삼성이 사후서비스(AS)가 좋다는 것도 옛말 같다"고 답답해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업체 삼성전자가 부품을 구하지 못해 일부 모델의 제품 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중고 부품 활용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소 4년 부품 보유해야 하는데 3년 된 갤노트10 부품 재고 없어

삼성전자가 안내하는 부품보유기간과 제품의 내용연수. 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는 갤럭시노트10 플러스의 메인보드 부품 재고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노트10 플러스에 들어가는 칩 생산이 중단돼 메인보드 생산 자체가 어렵다고 (삼성전자로부터) 전달받았다"며 "고객들에게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잔존 가치에 구입가의 10%를 추가로 보상해 줄 것을 안내했다"고 말했다. 잔존 가치란 상품으로서 지닌 가치 전체(내용연수)에서 이용자가 사서 쓴 기간만큼을 뺀 나머지를 뜻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르면 스마트폰 부품 보유연수와 내용연수는 4년이다. 단, 부품이 없어 제품 수리가 불가능하면 돈으로 보상(잔존가치+구입가의 10%)할 수 있게 했다.

2019년 8월 첫 선을 보인 갤럭시노트10 플러스는 삼성전자가 대대적으로 밀던 스마트폰이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매년 1,000만 대가량 판매되는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최근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되면서 교체 주기도 길어진 만큼 여전히 갤럭시노트10 플러스 이용자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교체 주기(2018년 기준)는 33개월이다.

일부에선 삼성전자가 2020년 하반기 갤럭시노트20 출시를 마지막으로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단종하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갤럭시Z폴드, 갤럭시Z플립 등 폴더블 스마트폰에 집중하기 위해 생산 라인 등을 조절하면서 구형 제품의 부품 생산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수익성을 더 내는 데만 신경을 쓰다 보니 기존 제품의 재고 관리에 소홀했다"고 꼬집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협력사로부터 제공받는 부품에 문제가 생겨 메인보드 생산을 못 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내서 판매된 노트10 플러스 모델에 들어가는 부품 문제인 만큼 글로벌 시장에선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해당 부품을 구하기 위해 협력사들과 논의하는 한편 중고 부품을 확보해 정상가 대비 절반 수준에 공급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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