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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침수차만 8,400대..."대전·수원 견인차까지 동원해도 모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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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직전 들이닥친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9명이 숨지는 인명피해와 2조 원에 가까운 재산피해가 발생한 경북 포항의 복구 속도가 더디다. 8,400대가 넘는 침수차량을 이동시킬 견인차가 부족해 다른 지역의 도움을 받는 등 복구를 위한 각종 장비는 물론 인력 부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13일 오전까지 접수된 침수 차량만 8,463대다. 시가 임시보관 장소로 지정한 포항종합운동장 주차장 수용(2,228면) 한계를 이미 뛰어넘었다. 시는 형산강 둔치 등으로 보관 장소를 확대하고 있으나 피해 차량이 너무 많아 이마저도 부족한 상황이다.
포항 전역에 방치돼 있는 침수 차량을 견인할 차량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날도 도로 위나 아파트 주차장 등 시내 곳곳에 방치된 침수 차량들이 흩어져 있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다. 견인차 기사 손모(51)씨는 “대구와 경북지역 견인차를 총 동원해도 처리를 못 해 독촉 전화가 빗발친다”며 “대전과 경기 수원지역 견인차량까지 와서 침수 차량을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냉천이 범람하면서 지하주차장에서 사망자가 나온 남구 오천읍과 인덕동 일대 아파트는 일부 가구에만 수돗물이 공급되고 있고, 이마저도 흙탕물이 섞여 나와 주민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 전기도 임시로 세운 전봇대를 통해 공급을 재개했지만 전력이 약해 한 가구에서 냉장고 한 대를 겨우 돌릴 정도라는 게 주민들 얘기다. 오천읍 S아파트 주민 이모(50)씨는 “인터넷 연결은 고사하고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지 않아 18층까지 무거운 생수를 들고 걸어 올라간다”며 “차 두 대가 물에 잠겼는데 지하주차장에서 아직 못 뺐다”고 토로했다. 폭우와 산사태로 1,000여 가구가 사는 마을 전체가 침수된 남구 대송면 제내리 일대도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복구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주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태풍 피해 당시 2m 가까이 물이 찼던 포항제철소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복구 작업에 나섰지만, 이날까지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냉천 범람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압연 라인은 배수 작업이 80% 정도 마무리됐다”며 “지하시설물이 복구돼야 피해 규모와 가동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군 장병과 전국 각지에서 온 자원봉사자, 공무원 등 가용 인력이 총 동원되고 있다"면서 "피해가 워낙 크고 광범위해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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