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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람 특검, 무더기 기소... 군 성폭력 근절 계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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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의 사망 사건을 100일간 수사한 특별검사팀이 2차 가해자와 초동수사 책임자 등 총 8명을 기소했다. 이로써 앞선 국방부 검찰단 수사에서 기소되지 않았던 사건 관련자들을 뒤늦게나마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게 됐다. 안미영 특검은 “철저한 공소 유지로 피고인들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꿈을 채 펴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이 중사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특검팀 수사 결과로 드러난 군의 행태는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상관들은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가해자와의 분리 같은 기본적인 보호 조치조차 무시한 채 허위보고를 했으며, 이 중사가 새로 전입하려는 부대에 되레 허위사실을 퍼뜨리며 이 중사를 비방했다. 군 검사는 조사 일정을 일부러 지연시켰고,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 이 중사의 글을 버젓이 올렸다. 공보 장교는 이 중사의 극단적 선택이 부부 문제 때문이라고 왜곡까지 했다. 성추행에 이어 온갖 2차 가해와 은폐 시도, 부실 수사를 지켜봐야 했던 이 중사가 얼마나 극심한 좌절감과 무력감에 시달렸을지 짐작조차 어렵다.
다수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기긴 했지만, 특검팀이 사건 당시 군검찰의 부실한 초동수사를 지휘했다는 의심을 받는 공군 법무실장을 3차례 소환조사하고도 자신의 수사와 관련해 부당하게 위력을 행사한 혐의 정도로 불구속 기소하는 데 그친 점은 아쉽다. 특검 수사의 결정적 계기였던 군 지휘라인의 수사 무마 의혹을 끝내 풀지 못한 것이다. 이 중사 유가족도 “한이 남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국방부와 각 군에 접수된 성폭력 건수가 자그마치 999건이다. 이 중사가 근무했던 부대에서도 성추행 사건이 또 발생했다. 전우를 성폭력 피해자로 희생시키는 군에 나라의 안위를 맡길 수 없다. 반복되는 2차 가해와 부실 수사 관행도 뿌리 뽑아야 한다. 이 중사를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들을 엄벌하는 게 그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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