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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값 오른 '초코파이 情' VS 가격 유지 '오징어 땅콩'...둘의 운명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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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동안 가격 동결을 이어오던 오리온도 고물가 장기화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15일부터 전체 60개 생산 제품 중 파이, 스낵, 비스킷 등 16개 제품 값을 평균 15.8% 올리기로 했다.
13일 오리온에 따르면 주요 제품별 인상 폭은 ①초코파이 12.4% ②포카칩 12.3% ③꼬북칩 11.7% ④예감 25.0% 등이다. 이에 따라 편의점 기준 초코파이는 낱개당 400원에서 450원으로, 포카칩(66g)은 1,500원에서 1,700원으로, 꼬북칩(80g)은 1,500원에서 1,700원으로, 예감(64g)은 1,200원에서 1,500원으로 가격이 뛴다.
오징어땅콩·다이제·고래밥·닥터유 에너지바·마이구미 등 44개 제품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한다. 오리온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 및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라 이익률이 크게 떨어진 제품 위주로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은 2013년을 마지막으로 그동안 제품 가격표를 바꾸지 않았다. 회사 측은 △데이터 기반 재고 관리(실패한 제품 신속 정리) △글로벌 통합 구매관리 △비효율 제거(부서통합·비핵심사업 정리) 등 비용 효율화 작업을 통해 원가 상승 부담을 덜어냈기 때문이라고 비결을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오리온이 광고 및 판촉 마케팅보다는 새로운 제품 개발에 힘을 쏟아 제품 경쟁력을 높여서 매출을 끌어올렸고, 덕분에 가격 인상 없이도 버틸 수 있었던 것으로 본다. 특히 국제 곡물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지난해 해외 법인의 제품 가격을 올렸을 때도 국내 법인은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1974년 출시해 올해 48살을 맞은 초코파이는 2013년 12월 낱개당 가격을 333원에서 450원으로 20% 인상한 후 지금까지 가격을 유지해왔다. 이전에도 2008년 이후 4년 6개월 만에 올릴 정도로 인상이 드물어 '서민 간식'의 대표주자로 자리를 굳혔다. 초코파이는 2015년 10월 가격 변동 없이 낱개당 35g에서 39g으로 무게를 올리기도 했지만, 고물가 장기화에는 결국 버티지 못했다.
올 하반기 국내 법인이 크게 떨어지는 수익성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가격 인상을 미룰 수 없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오리온에서는 8월 기준 원부자재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유지류(팜유, 쇼트닝 등) 70%, 감자류 19%, 당류 21% 올랐다고 한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가스비는 95% 상승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특히 감자, 유지류가 다 들어가는 감자 스낵의 생산 부담이 커 이번 인상 품목에 총 6개의 감자 스낵을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다만 오리온은 가격 인상 후에도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착한 가격'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원부자재 가격 및 에너지 비용이 하향 안정화되면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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