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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끊긴 월정리역, 철마는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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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북단' 강원 철원군 철원읍 홍원리에 위치한 월정리역. 평소 같으면 적막할 이곳에 갑자기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열차를 타러 온 승객들이 아니라 관광버스를 타고 온 안보 관광객들이다. 이들은 서둘러 이곳저곳을 둘러보고는 어디론가 쌩하니 떠나버린다. 월정리역은 다시 인적이 끊긴 채 침묵에 들어간다.
월정리역은 6·25전쟁 전만 해도 남북을 오가는 열차의 기적소리와 사람들의 들뜬 목소리로 가득 찼지만, 이제는 텅 빈 역사와 '총탄 세례'를 받아 구멍이 숭숭 뚫린 녹슨 열차만이 남아 있다. 뼈대만 남은 열차 사이로 새하얀 역사 건물과 한자로 쓴 월정리역 간판이 선명하다.
월정리(月井里)는 한자로 직역하면 ‘달 우물마을’이라는 뜻이다. 옛날 이 마을에 살던 효녀가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하려 달이 비친 바위에 고인 물을 손으로 천 모금을 길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아버지 병은 나았지만, 효녀는 지쳐 죽었다는 애틋한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말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점점 잊히고 있다. 기다림에 지쳐 주저앉은 열차는 더는 선로에서 버틸 힘이 없어 보인다. 하루빨리 남북의 철도가 다시 이어져 철마가 기운차게 달릴 날이 오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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