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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잦아지는 극한 집중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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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물의 행성'이라 불리기에 충분하다. 물은 지구 어디에나 존재하고 모든 생명체도 상당 부분 물로 구성되어 있다. 공기 중에도 물이 있다. 얼음이나 액체 상태인 구름, 기체 상태인 수증기가 바로 그것이다. 물은 지구에서 자연적으로 고체, 액체, 기체의 세 가지 상변환을 하는 유일한 물질이기도 하다. 물의 이러한 성질로 인해 지난 8월 서울과 수도권, 전국에 집중호우가 발생하였다.
공기는 밀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움직인다.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모여들어 저기압 지역에 쌓인다. 자꾸 쌓이다 보면 땅속으로 들어갈 수 없으니 하늘로 올라가는 수밖에. 공기가 하늘로 올라가면 팽창하고, 이때 공기 내부의 에너지를 사용하므로 기온은 낮아진다. 기온이 낮아지면 공기 습도가 높아지고, 100%에 이르면 기체 상태인 수증기가 액체나 고체 구름으로 상변환을 한다. 이것이 저기압 지역에 구름이 생기고 비가 내리는 원리이다.
지난 집중호우는 북서태평양 고기압과 한반도 상공의 강한 저기압 사이에서 발생했다. 고기압 서쪽 경계인 중국 남부 해안을 따라 아열대 지역의 고온 다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향했다. 모여든 공기는 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상승했고, 크게 발달하며 구름과 비로 변했다. 정리하면, 아열대 지역의 수증기가 고기압 주변에 형성된 통로를 따라 한반도로 거의 무한정 공급되며 엄청난 폭우가 내린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집중호우 강도를 높이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기온이 섭씨 3도 올라가면 공기에 포함되는 최대 수증기량이 20% 정도 증가한다. 고기압 지역에서 저기압 지역으로 흐르는 공기의 양이 같다면, 수증기가 20% 더 많아진다는 것이니 강수량 증가는 필연적이다. 시간당 강수량도 마찬가지이다.
30여 년 전만 해도 하루나 이틀의 일 강수량이 500㎜, 시간당 강수량이 100㎜를 넘는 집중호우는 남의 나라 얘기였다. 하지만 온난화가 진행되며 우리 얘기가 되었다. 8월 8, 9일 서울에서 관측된 강수량 수치는 모두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이틀 강수량이 500㎜에 이르렀고, 시간당 14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렸다. 앞으로 온난화가 심화되면 시간당 180㎜의 극한 집중호우도 발생할 수 있다.
지구온난화 시대에는 과거의 지식과 상식에 근거해 세운 재난 시스템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이다. 극한 집중호우에 대비해 물관리 시스템을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재정비해야 한다. 또한 재난 대응의 근간이 되는 기상청의 예보시스템도 개선해야 한다. 이번 집중호우 예보는 위험 경고에 효과적이었지만, 미래의 극한 집중호우 대비를 위해서는 더 세밀하고 정확해져야 한다. 예보관, 관측장비, 수치모델 등을 모두 바꿔서라도 예보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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