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6차 유행 마무리 단계? 아이들 취약한 '멀티데믹'이 온다

입력
2022.09.12 16:52
수정
2022.09.12 17:1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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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인플루엔자·코로나 동시 유행 가능성
호흡기바이러스도 같이 퍼지는 '멀티데믹'도
영유아·어린이 취약… "동시 식별할 키트 필요"

만 5~11세 소아용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된 지난 3월 31일 오전 광주 북구 미래아동병원에서 의료진이 어린이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시스

만 5~11세 소아용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된 지난 3월 31일 오전 광주 북구 미래아동병원에서 의료진이 어린이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시스

뚜렷하던 코로나19 감소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겨울철, 이르면 늦가을 재유행 고비가 남아있어 확진자 규모가 언제 다시 뛸지 알 수 없다. 문제는 다음 재유행 때 인플루엔자(계절독감)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호흡기바이러스까지 같이 도는 '멀티데믹'이 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멀티데믹이 올 경우 아이들이 가장 취약한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1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감소하던 확진자 수가 연휴 마지막 날 3만6,938명으로 늘었다. 지난 9일부터 사흘 연속 줄어 11일에는 2만8,214명까지 떨어졌는데 하루 만에 8,724명 증가한 것이다.

방역당국은 추석 연휴 이후 3, 4일 뒤 확진자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추석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고 실외 마스크 착용이 해제된 뒤 맞은 첫 연휴로 사람 간 접촉이 늘었기 때문이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 지난해 1명→올해 4.7명

6일 오후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며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며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방역 조치 해제는 인플루엔자(계절독감) 확산을 부추긴 역효과를 낳았다. 질병청에 따르면 36주 차(8월 28~9월 3일)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 환자(의사환자 분율)는 외래환자 1,000명당 4.7명으로 집계됐다. 32주 차(7월 31~8월 6일)만 하더라도 3.3명이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사환자 분율이 5.8명까지 오르면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로 본다"며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줄고,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조건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증가 속도는 예년과 비교하면 가파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36주 차에는 의사환자 분율이 4.0명이었다. 유행 이후인 2020년과 2021년 같은 시기에는 각각 1.7명, 1.0명이었다. 올해는 인플루엔자와 함께 각종 호흡기바이러스도 활개를 치고 있다. 36주 차 급성호흡기감염증으로 입원한 환자는 665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94명)보다 6배 많다.

"현장서 어린이 입원 대응 어려울 수도, 대책 마련해야"

2021년 36주 차~2022년 36주 차 13~18세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 추이. 질병관리청 제공

2021년 36주 차~2022년 36주 차 13~18세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 추이. 질병관리청 제공

'트윈데믹'이 닥칠 경우 가장 위험한 건 영유아와 어린이다. 실제 올해 36주 차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1~6세 6.3명, 7~12세 5.9명, 13~18세 8.5명으로, 19~49세(5.2명)보다 높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독감은 보통 아이들이 제일 많이 걸리는데 코로나19로 최근 3년간 걸리지 않은 아이들이 감염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윈데믹이 오기 전 검사·진단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엄 교수는 "영유아의 입원 환자 비율이 높아질 수 있는데, 인플루엔자, 코로나19 중 어느 것에 감염됐는지 빨리 식별하지 못한다면 격리와 입원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두 감염병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검사키트 개발 등 트윈데믹에 맞는 검사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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