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에너지 쓰고 공기까지 깨끗하게"...수소전기차는 수소사회 전환 첫 단추

입력
2022.09.13 04: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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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소경제, 2050년 2조5,000억 달러 규모
현대차 '넥쏘', 2019년부터 4년째 글로벌 판매 1위
3세대 연료전지시스템, 기존 절반 가격·출력 두 배 
파워유닛모듈 연결, 메가와트급 발전소 역할 가능
수소충전소 턱없이 부족…셀프충전 등 규제 완화


수소를 충전 중인 수소전기차 이미지. 게티이미지


수소는 '고갈되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탄소 중립을 위한 에너지로 꼽힌다. 현재 수소 대부분은 액화천연가스(LNG)에서 뽑아 쓰지만,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 추출) 방식이 개발되면 사실상 무한 공급이 가능하다. 게다가 전기, 화석연료 등 다른 에너지원보다 효율성이 높아, 원자력을 이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승용차에 국한됐던 수소전기차를 상용차, 특수차량으로 확대 개발하고 있다. 또 화학,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도 수소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시각물_수소에너지 시장 전망.


수소경제 관련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0.1% 미만이었던 수소 비중은 2050년 1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조5,000억 달러(약 3,458조 원), 연간 CO₂ 감축 효과는 60억 톤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고용 창출 효과는 세계적으로 3,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대한민국에서만 70조 원 규모의 수소 시장이 형성되고, 60만 명가량의 고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넥쏘', 도요타 '미라이' 제치고 4년 연속 시장 1위 질주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넥쏘'. 현대차 제공


현대차와 도요타는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숙명의 라이벌이다. 현대차가 2013년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전기차 '투싼 ix 35 퓨얼셀'을 냈고, 시장에선 2014년 출시한 도요타 '미라이'가 더 큰 인기를 얻었다. 현대차는 지속적 연구개발(R&D)을 통해 2018년 2세대 수소전기차인 '넥쏘'를 출시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당시 판매 중이던 수소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 거리(미국 기준 611.5㎞)를 확보했고, 5분 만에 완전 충전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또 자동차 시장 트렌드(유행)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쪽으로 바뀌면서, 넥쏘는 2019~2021년 글로벌 시장 판매 1위를 독차지했다.



시각물_현대차 넥쏘와 도요타 미라이 비교.


도요타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2020년 12월 2세대 미라이를 출시하면서 넥쏘에 도전장을 다시 내밀었다. 2세대 미라이는 연료전지를 3개 장착, 1회 충전 최대 643.7㎞ 달릴 수 있다. 최대 출력도 넥쏘(163마력)보다 높은 182마력을 찍었다. 게다가 미국에서 최저 판매 가격을 4만9,500달러(약 6,846만 원)로 책정, 넥쏘(최저 가격 5만9,435달러)보다 1,000달러(약 138만 원)가량 저렴했다.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에선 넥쏘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7월 넥쏘는 6,100대를 판매, 전년 동기(5,254대)에 비해 16.1% 증가했다. 점유율도 전년 동기(51.3%)보다 4.7%포인트 오른 56%를 기록했다. 2위인 미라이는 전년 동월 대비 39.6% 감소한 2,485대를 팔았다. 시장 점유율도 40.2%에서 22.8%로 떨어졌다. 넥쏘와 미라이의 점유율 차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1%포인트에서 33.2%포인트로 벌어졌다.



3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절반 가격에 출력 두 배

현대자동차그룹의 100kW급(왼쪽)과 200kW급(오른쪽) 3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 핵심 부품인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4년 상용화할 예정인 3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은 100㎾급은 넥쏘에 적용된 2세대보다 부피를 30% 줄였다. 상용차용으로 개발 중인 200㎾급은 넥쏘의 시스템과 크기는 비슷하지만 출력은 두 배 높아진다. 내구성도 두세 배 높여 상용차 전용으로 활용될 '고내구형 연료전지시스템'은 50만㎞ 이상 주행 거리를 확보할 계획이다.

3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의 제조 원가는 지금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쯤 가격을 낮춰 수소차가 전기차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이 시스템이 적용될 '플랫형 연료전지시스템'은 두께가 25㎝ 정도에 불과해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다목적차량(MPV), 트램, 소형선박 등에 적용될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3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한 '플랫형 연료전지시스템'. 현대차그룹 제공


3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은 수소사회의 발전소 역할을 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파워 유닛 모듈'은 메가와트(㎿)급 발전을 위해 추진 중인 시스템으로, 100㎾급 연료전지시스템을 여러 개 연결해 500㎾, 1㎿ 등 다양한 출력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자동차 외에도 큰 대형 선박, 기차, 건물에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 관련 기술이 더 개량화되면 수소 에너지를 활용한 빌딩에서 생활하고 장거리 여행시 수소연료전지가 달린 비행기를 타는 일이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 목표 3분의 1 수준 131곳 불과한 수소충전 인프라

서울 양재수소충전소에서 수소 충전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다만 부족한 충전 인프라는 수소전기차 확대에 있어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다. 앞서 정부는 올해까지 수소충전소를 310기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현실은 2020년 목표(130기) 수준인 131기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수소충전소엔 항상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고, 충전을 위해 30분에서 1시간 기다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 전문 충전 인력 없이는 충전이 불가능해 이용에 불편도 많다. 수소는 안전 때문에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따라 '셀프충전'이 금지돼 있다. 정부는 최근 수소 셀프충전 관련 규제를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8월 30일 인천국제공항 내 수소충전소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셀프 충전을 시범적으로 시작했고,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 셀프 수소충전소인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T2 수소충전소에 셀프 충전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충전 문제만 해결된다면 수소전기차의 보급 확대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경제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현재 ㎏당 수소 충전 요금은 평균 8,800원으로 넥쏘 5.7㎏(95%) 충전시 약 5만 원이 든다. 셀프 충전을 하면 ㎏당 300∼400원 할인도 받을 수 있다. 휘발유, 디젤보다 요금이 저렴하면서 전기차보다 훨씬 멀리 갈 수 있는 것이 수소전기차의 장점이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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