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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뚫는 환율 언제까지... 13일 미국 물가 발표가 변곡점

입력
2022.09.12 18: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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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PI 한국시간 13일 오후 발표
21일 '3연속 자이언트스텝' 가늠자
큰 폭 금리 인상은 원화에 추가 악재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13년 5개월 만에 1,380원대를 뚫은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13년 5개월 만에 1,380원대를 뚫은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원홧값 49.5원 하락, 코스피 시가총액 76조 원 증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발언이 지난 2주간 한국 시장에 미친 파장이다. 그는 잭슨홀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고통이 따르더라도 긴축을 지속할 것"이라며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의 불씨를 댕겼다.

반면 8일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이언트스텝으로 추석 연휴 기간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20년 만의 최고 수준인 110에서 108로 하락했다.

약세장 속 주가 상승(베어마켓 랠리)이 끝났다는 비관과 '강달러'에 제동이 걸렸다는 기대감이 교차하는 상황. 이제 시장은 13일(한국 시간 오후 9시 30분)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결정될 미국 금리 인상폭의 '가늠자'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다.

현재로선 8월 CPI는 7월보다 하락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미국 휘발유 가격이 두 달 연속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7월 14일 갤런(3.8L)당 5.02달러에서 7일 3.76달러로 25% 줄었다. 6월 9.1%로 4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달성했던 CPI(전년 대비)가 7월 8.5%로 한풀 꺾인 것도 휘발유 가격이 한 달 새 7.7% 하락하면서였다.

블룸버그가 8월 CPI를 8%로, 모건스탠리는 7.9%로 예상하는 이유다. 뉴욕 3대 증시는 이를 빠르게 반영해 최근 3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는 기대감은 한국 시장에도 호재다. 같은 기대감이 불었던 7월 한 달간 코스피는 5% 이상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도 큰 변동 없이 1,300원 안팎을 유지했다.

문제는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날 "서비스물가지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 가격이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블룸버그도 7월 상승폭(전년 대비 5.9%)을 웃도는 6.1%로 예측했다.

연준 인사들도 9일 이를 지적하며 "내년까지 긴축을 계속할 것"이라는 매파성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자 이날 미국 선물시장에 반영된 3연속 자이언트스텝 확률은 91%(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로 치솟았다.

현재 한·미 금리가 2.5%로 같아 미국이 또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 한미 금리차는 큰 폭으로 역전돼 원화엔 추가 악재다. 역대 최악의 무역적자, 중국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위안화 약세로 원화는 이미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1,380원을 돌파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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