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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믿기지 않아"...눈물 바다 된 포항 지하주차장 참사 장례식장

입력
2022.09.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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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희생자 50대 여성 첫 발인 엄수
장례 이틀째에도 조문객 발길 이어져
입관식· 빈소 곳곳에서 눈물 바다

8일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W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로 숨진 김모(14)군의 빈소가 포항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8일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W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로 숨진 김모(14)군의 빈소가 포항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W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로 숨진 희생자의 첫 발인이 8일 진행됐다. 갑작스럽게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발인 때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날 오전 9시쯤 포항의료원 장례식장에서는 지난 6일 오후 10시 9분쯤 실종자 중 5번째로 발견된 허모(54)씨의 발인이 진행됐다. 이번 사고 희생자인 허모씨의 20대 아들이 영정 사진을 들고 걸어나왔다. 남편과 두 딸은 허씨의 관이 운구차에 옮겨지는 모습을 침통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애써 울음을 참던 유족들은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포항시립화장장에서 허씨의 관이 화장장 안으로 옮겨지자 흐느끼기 시작했고, 이를 지켜보던 주변 사람들도 숙연해졌다.

허씨는 사고가 일어난 6일 남편과 함께 지하주차장에 차를 이동시키기 위해 내려갔다가 갑작스레 불어난 물에 변을 당했다. 타지에 사는 자녀들까지 내려와 생환을 간절히 기도했지만 사고 발생 16시간여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번 사고로 허씨를 제외한 6명의 빈소가 차려진 포항의료원 장례식장에는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러 온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참사 희생자 중 유일한 10대인 김모(14)군의 입관식은 유가족과 친구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군 아버지는 입관식 내내 눈물을 흘렸다. 김군과 같은 학교 친구인 A양은 "운동도 잘하고 성격이 밝아서 모든 친구가 다 (김군을) 좋아했는데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해 4월 해병대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서모(22)씨의 빈소에도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씨의 고등학교 친구 B씨는 "고3 때 같은 반이라 실습을 같이 하면서 아주 친하게 지냈다"면서 "아직도 (서씨가) 세상을 떠난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애통해했다. W아파트 바로 옆 2차 단지에서 희생된 안모(75)씨의 조카 안창모(56)씨는 "열흘 전에 벌초 작업을 같이 하고 '추석 때 보자'고 헤어졌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베트남 참전용사로 이웃을 위해 봉사해온 분께 이런 일이 생긴 것이 원통하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W아파트 지하주차장 참사로 희생된 나머지 6명의 발인은 9일 오전 치러질 예정이다.



포항=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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