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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 포스코 "추석 연휴 내 복구" 속도전…현장선 "서두를 일 아냐" 우려

입력
2022.09.08 15:00
수정
2022.09.08 15:4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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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10일까지 고로 재가동 방침"
노조 "시간 더 걸리더라도 꼼꼼한 복구를"

포항제철소 및 협력사 임직원들이 제11호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포스코가 7일 밝혔다. 사진은 포항제철소 3문 입구에서 진흙을 퍼내고 있는 직원들. 포스코 제공

포항제철소 및 협력사 임직원들이 제11호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포스코가 7일 밝혔다. 사진은 포항제철소 3문 입구에서 진흙을 퍼내고 있는 직원들.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49년 만에 멈춘 포항제철소 고로(용광로)와 다른 제철소 생산 설비를 추석 연휴가 끝나기 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현장에선 침수 피해 상황이 심각해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꼼꼼히 복구해야 화재 등 사고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스코는 8일 "물에 잠긴 선강변전소(제선공정에 필요한 변전소)를 이날 정상화하고 휴풍(가동 중단) 중인 고로 3기를 10일쯤부터 차례로 돌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담정수설비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설비는 9일까지 정상화해 고로 가동에 필요한 스팀과 산·질소를 공급하고, 제철소 전력 복구를 위해 압연변전소는 10일까지 문제점을 해결하기로 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직원 다수가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포항제철소 복구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고로에서 만들어지는 용선(쇳물)을 처리할 수 있게 연휴 기간 제강 공장을 가동한다. 6일 새벽 최대 500mm의 기록적 폭우와 인근 하천인 냉천의 범람으로 큰 피해를 당한 포스코는 1973년 쇳물 생산을 시작한 후 49년 만에 처음으로 고로 3기 가동을 동시에 멈추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복구에 속도를 내는 건 고로 가동을 멈춘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가동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불어나기 때문이다. 제철소 가동 중단이 장기간 이어지면 포스코로부터 강판을 공급받는 자동차업계와 후판을 공급받는 조선업계 등 산업계 전반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경북 소방청은 물론 현대중공업 등 조선 3사에서도 양수기와 비상 발전기 수십 대를 보내 수해 복구를 돕고 있다.

다만 현장에선 속도전이 능사는 아니라는 반응도 나온다. 현장 직원 대부분 빠른 설비 복구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나, 서울 여의도 세 배가 넘는 규모의 제철소 시설 대부분이 물에 잠긴 만큼 속도전에 몰두하기보다 꼼꼼하고 정확한 진단을 해 가동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장 관계자는 "피해 상황이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심각한데 포스코가 조업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어 걱정스럽다"며 했다.

노조에선 자동화 설비 등에 스며든 토사와 염분이 사고 재발 원인이 될 수 있어 어설프게 복구하고 넘어갔다간 안전상 문제가 도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관계자는 "제철소 내부 상황이 차마 말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빠른 가동을 원하는 마음은 같지만 지나치게 속도에만 치중한 복구 작업으로 직원 안전 문제 등 더 큰 피해를 불러일으킬까 봐 우려된다"고 전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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