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의 힘"?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 '박수 추인' 논란

입력
2022.09.08 10:40
수정
2022.09.08 10:42
구독

정진석 비대위원장 추인한 국민의힘 의원총회
김웅·허은아·조경태 등 "박수 안 친 사람 다수" 주장
"사회주의 국가 같다" "데시벨 재야" 반응도
지난달 '비상상황' 당헌당규 개정도 박수 추인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인된 정진석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인된 정진석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의원총회에서 정진석 국회 부의장을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인하자 '돌고 돌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란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의원총회의 '박수 추인' 방식에 대해서도 뒷말도 무성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7일 정 부의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인한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 75명의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박수로 추인했고, 명시적으로 김웅 의원만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친(親)이준석계 쪽으로 분류된 몇몇 의원들이 권 원내대표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공개 반대를 표시했다고 알려진 당사자인 김웅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손뼉 치지 않은 의원들이 많았다. 저 말고 명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분도 계시다"면서 "우리 당은 '박수의 힘'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반대하려면 순발력이 필요하다"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허은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상당수 의원이 손뼉을 치지 않았고 저도 손뼉을 치지 않았다"면서 "두 명의 의원은 큰 소리로 반대했다"고 밝혔다. 김웅 의원과 함께 공개 반대한 의원은 박덕흠 의원으로 알려졌는데 박 의원은 특이하게도 정진석 부의장과는 사돈 관계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조경태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박수 추인' 방식을 비판했다. 그는 반대 의사를 밝힌 의원이 "홀로는 아니었다"고 밝혔고, "박수하는 게 어디에서 많이 본 듯한데 사회주의 국가에서 그렇게 하지 않나"라면서 "썩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는 아니다. 좀 더 절차를 신중하게 밟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같은 날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는 "민주정당이라고 하면 그 절차에 있어서도 조금 더디지만 좀 더 많은 분들로부터 의견을 묻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면서 "좀 더 자유로운 표현의 방식, 분위기 이런 것들이 중요한데, 지금의 당내 분위기는 조금 뭔가 쫓기는 듯한 느낌이고, 하고 싶은 말을 하면 '해당 행위다' 이런 식으로 몰아붙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천하람 혁신위원은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두고 "너무 윤핵관 느낌으로 다시 가는 것에 대한 당내 우려가 분명히 있다"면서 "이쯤 되면 찬성하는 사람, 반대하는 사람 다 박수 치라고 해서 데시벨을 재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도 새로운 비대위 구성을 목적으로 '비상 상황'을 재규정하는 새 당헌·당규 개정안을 박수로 추인했다. 이때 개정된 당헌·당규는 선출된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는 내용으로, 주호영 의원의 비대위원장 직무를 정지시킨 법원의 가처분 판결에 대응해 만들어진 것이다. 당시 의총에서도 당내 중진 일부가 반대 의견을 피력했지만 표결 등 별도의 절차는 없었다.

이준석 전 대표는 7일 페이스북에 정진석 부의장의 비대위원장 추인에 불쾌감을 표시한 바 있다. 앞서 이 전 대표와 정 부의장은 이 전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 등을 놓고 충돌했다.

인현우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