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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포항·경주 방문 직후 "특별재난지역 선포"

입력
2022.09.07 20:00
수정
2022.09.07 21: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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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하주차장 참사 현장 방문
한 주민 "인재냐, 재해냐" 묻기도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경북 포항의료원 장례식에 마련된 빈소를 찾고 있는다. 포항=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경북 포항의료원 장례식에 마련된 빈소를 찾고 있는다. 포항=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7일 태풍 '힌남노'로 피해가 컸던 경북 포항과 경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국무회의 후 경북 포항과 경주에 내려가 피해지역 주민을 만난 자리에서 선제적 선포를 약속한 직후 서울로 돌아와 이행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포항 '지하주차장 참사'로 목숨을 잃은 사망자들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통령 주재 태풍 피해 상황 긴급점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모든 국민들께서 완전한 일상 회복에 이를 때까지 제가 직접 모든 상황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어 "재해보험금, 재난지원금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해 피해를 입은 국민에게 실질적 도움을 드리겠다"고도 했다. 피해 복구가 완료될 때까지 '재난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정부도 경북 지역 피해 복구를 위해 예비비 약 500억 원을 긴급편성하고, 재난 지원에 필요한 특별교부금을 즉각 투입하기로 결정하는 등 피해 복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침수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피해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포항=서재훈 기자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침수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피해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포항=서재훈 기자

윤 대통령은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앞서 지하주차장 침수로 사망자 7명이 발생한 포항의 한 아파트를 찾았다. 윤 대통령이 청록색 민방위복 차림으로 현장에 나타나자, 주민들은 "대피할 곳을 마련해달라", "물도 전기도 나오지 않는데 머무를 곳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지하의 물을 빼 배전반부터 고쳐 엘리베이터를 고치겠다", "(서울에) 올라가서 최대한 빨리 지원하겠다"고 주민들을 다독였다. 이어 "서울로 돌아가자마자 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바로 선포하도록 검토해 여러분들을 돕겠다"고 약속했고, 서울로 복귀해 포항과 경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이영팔 경상북도소방본부장의 브리핑을 받은 뒤 지하주차장 참사 현장을 둘러봤다. 하지만 주민들은 참사의 충격이 가시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한 주민은 지하주차장을 보고 나오던 윤 대통령에게 "대통령님, (이 참사가) 인재입니까, 재해입니까"라고 따져 묻다 경호원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인근 아파트의 주민들도 피해를 호소했다. 한 주민은 "우리 아파트도 피해가 크다"고 윤 대통령의 방문을 요구했다. 또 다른 주민은 “단수, 단전 상태인데 전기가 복구되려면 한 달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며 "주민들이 쓸 대피소도 없고, 화장실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저기 (아파트)를 먼저 방문한 건 돌아가신 분이 많기 때문에 간 것뿐"이라며 "전기 공급이 최우선이기에 신속하게 전기를 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경북 경주 왕신저수지를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경주=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경북 경주 왕신저수지를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경주=서재훈 기자

윤 대통령은 포항 오천시장과 경주 왕신저수지 피해 현장도 찾았다. 특히 이번 태풍으로 붕괴 위험이 큰 경주 왕신저수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철우 경북지사와 주낙영 경주시장에게 "저수량이 좀 더 올라가게 높이도 좀 올리고, 철근 콘크리트로 복구하는 쪽으로 해보자"며 "기왕 복구를 할 거면 비용을 좀 더 들여 부가가치를 올리자"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이 이어 지하주차장 참사 사망자가 안치된 포항의료원 장례식장 빈소를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유가족의 손을 잡고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8분 만에 지하주차장으로 물이 차올랐다더라.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제가 더 철저하게 챙기겠다"고 위로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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