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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켓이 살렸다"...포항 지하주차장 실종자 2명 14시간 이상 버티다 극적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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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간 경북 포항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실종된 주민 2명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생존한 주민들은 차량을 빼러 지하주차장에 갔다가 주차장이 침수되는 바람에 빠져나오지 못했지만, 14시간 이상을 버틴 끝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6일 경북소방본부와 포항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1분쯤 포항시 남구 인덕동 W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차량을 빼러 내려간 주민 7명이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들은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지하주차장이 침수되니 차량을 이동하라”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안내 방송에 따라 주차장에서 차량을 옮기던 중이었다. 당시 일대에는 시간당 10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고, 포항의 누적 강수량은 360㎜가 넘었다.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안내 방송을 듣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 차를 빼려고 하는데 출구 쪽에서 갑자기 흙탕물이 폭포수처럼 밀려와 차를 버리고 몸만 겨우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8시 15분쯤 주민 전모(39)씨를 가장 먼저 구조해 포항성모병원으로 이송했다. 전씨는 물이 갑자기 들어차자 지하주차장 천장 배관을 잡고 14시간 이상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가 주차장 입구 근처까지 헤엄치며 나오자 구조대가 밧줄을 묶고 들어가 구조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물이 차 있었지만 내부에 숨을 쉴 수 있는 에어포켓으로 추정되는 공간에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밤 9시 41분쯤 김모(52)씨도 추가로 구조됐다.
소방당국은 생존자 2명 이외에 6명을 심정지 상태로 발견했다. 당초 실종 신고가 접수된 7명보다 1명이 더 많은 것으로, 구조 작업이 진행될수록 실종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침수 전후 상황을 목격한 주민들 말을 종합하면, 이날 오전 6시 20분 이전에 지하주차장으로 물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관리사무소에선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주민들에게 차량 대피 안내 방송을 했다. 하지만 순식간에 물이 불어나면서 오전 6시 55분쯤에는 지상주차장에도 흙탕물이 어른 허벅지 높이까지 차올랐다.
아파트 옆으로는 왕복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냉천이 나란히 흐르고 있다. 냉천은 오천읍 남쪽 임야 지대 물이 모여 영일만으로 흐르는 소하천이다.
구조본부에선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배수와 구조 작업에 나섰다. 일반 펌프는 배수용량이 작아 울진 산불 진화 때 사용된 대용량 방수포와 포항시청의 대형 배수차량 4대도 동원됐다. 하지만 지하주차장에 가득 찬 물이 2만 톤에 달해 배수 작업에 시간이 걸렸다.
이날 오전 9시 46분쯤에는 W아파트에서 남쪽으로 400m가량 떨어진 S아파트에서도 60대 주민 1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구조대는 이날 오후 3시 35분쯤 실종 여성을 발견했지만 이미 숨진 뒤였다. 숨진 여성은 이날 아침 지하주차장에 물이 차오르자 차량을 이동하던 중 소식이 끊겼다.
이날 포항에선 지자체의 대피 안내에 따라 몸을 피하던 70대 여성이 실족해 숨졌다. 경주에선 80대 여성이 집 안으로 밀려온 토사에 매몰돼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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