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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유럽행 가스관 폐쇄..."겨울 어찌 날까?" 유럽 벌써부터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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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5일(현지시간) 유럽행 천연가스 공급라인을 무기한 폐쇄한다고 발표하면서 올겨울 에너지 수급을 놓고 유럽이 벼랑 끝에 몰렸다.
유럽 증시가 급락하고 가스값은 급등하는 등 충격은 곧바로 전해졌다. 프랑스와 독일이 가스와 전기를 나눠 쓰기로 하는 등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았지만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어 '에너지 대란’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급기야 유럽 대륙에서 사무실을 빼겠다는 회사가 나오는 등 불안감도 확산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독일과 영국 등 서방이 대러 제재를 해제할 때까지 천연가스 공급라인인 ‘노르드 스트림1’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르드 스트림1은 러시아와 독일로 연결되는 파이프라인으로 유럽 천연가스 수요의 4분의 1을 책임져 왔다.
러시아는 유럽에 천연가스를 팔지 않더라도 자국 경제엔 별다른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럽행 가스 물량을 아시아로 돌리면 얼마든지 기존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콜라이 슐기노프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타스통신에 “러시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향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을 위한 준비가 거의 끝났다”며 “계획상 (중-러 천연가스관) '시베리아의 힘2'의 공급 용량은 연간 500억㎥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노르드 스트림1의 연간 수송량(550억㎥)과 맞먹는 규모다.
러시아가 유럽행 가스 공급라인을 폐쇄한다는 소식에 유럽 증시와 에너지 가격은 요동쳤다.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DAX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22% 떨어진 12,760.78에 거래를 마쳤고, 독일 최대 러시아산 가스 수입업체인 유니퍼는 11% 폭락했다. 유럽 가스 가격의 기준인 네덜란드 에너지 선물시장의 10월 인도분 가스 가격은 장중 1메가와트시(㎿h)당 전 거래일보다 33% 뛴 284유로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1년 전(29유로)에 비해 80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린 유럽은 긴급하게 대책을 쏟아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통화한 뒤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필요시 서로 에너지를 공유하며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상사태 시 프랑스가 독일의 가스 부족분을 지원하는 대신, 독일은 프랑스 원전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해 주기로 한 것이다. 탈원전을 추진 중인 독일은 올겨울 비상시를 대비해 남부 지역 원전 이자르2와 네카베스트하임 2곳을 일단 예비전력원으로 남겨 두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만으로는 유럽이 올겨울 에너지 대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악의 경우 올겨울 ‘에너지 배급제’를 시행할 수밖에 없다는 의사도 밝혔다. 유럽연합(EU) 에너지 장관들도 이달 9일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에 따른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겨울이 오기 전 유럽 대륙을 떠나려는 기업이 나오는 등 불안감도 확산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 사무소에서 하던 업무를 영국 런던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세웠다. 올겨울 독일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온라인 금융거래가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다. 텔레그레프는 “JP모건은 프랑크푸르트 사무소에 자체 전력 발전기도 설치할 생각”이라며 “다만 아직 계획 단계로 실제 행동에 옮기진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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