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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 체감 강도가 지역마다 다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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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한반도를 지나간 11호 태풍 '힌남노'의 피해는 지역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제주도와 지리산 산간 지방을 비롯한 동남권에 피해가 집중된 반면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미미해서다. 자연스레 한편에선 "기상청이 과잉 예보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온 반면, 한편으로는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도 있는데 자기 중심으로 판단하는 소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태풍의 영향 범위 안에 있다고 해서 비바람이 모든 지역에서 거센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가 한반도 상공을 지나던 오전 6시 기준 강풍반경은 400㎞인데, 강풍반경이란 바람 속도가 최소 초당 15m(시속 54㎞)인 영역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400㎞ 안에서 최대 풍속이라고 하는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것은 '핫타워' 쪽에서 발생하고, 이것이 차지하는 면적은 태풍 전체 면적의 약 3% 정도"라고 설명했다. '핫타워'란 태풍 내에서 구름이 높은 곳까지 왕성하게 발생하는 부분으로 중심부에 가까우며 '최대 풍속'이 발생하는 지역을 말한다. 실제 '핫타워'에 포함됐던 경남권이 상대적으로 큰 재산피해를 입었다.
김 교수는 "이번 태풍만이 아니고, 언제든지 태풍이 지나고 나면 기상청에서 과다 예보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번에 태풍 무서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훨씬 많게 나오는 것이 당연한 현상"이라면서 "제주도 산간 지방에는 1,000㎜ 넘는 비가 내렸기 때문에 피해가 적다고 하기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힌남노의 강도 자체가 당초 우려보다 낮은 수준으로 상륙한 측면도 있다. 기상청이 발표한 오전 6시 기준 힌남노의 중심기압은 955헥토파스칼(hPa)이고 최대 풍속은 초속 40m(시속 144㎞)로 태풍 강도는 '강'이었다. 애초 초강력(초속 54m 이상) 태풍으로까지 불렸던 힌남노는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는 과정에서 점차 약화했고, 기상청의 당초 예상 범위(초속 40∼50m)에서 약한 수준으로 한반도를 지나갔다.
김 교수는 힌남노가 남해 상공을 지나는 동안 열대 지역에 비해 낮은 수온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그는 "이번에 태풍이 매우 강하다고 본 것은 우리나라 남해안에도 수온이 30도 가까이 됐고, 그래서 태풍이 세력을 약화하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올라올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남해 해수면 쪽의 수온이 낮았고, 그 결과 태풍의 재료인 수증기의 발생이 적어 힌남노의 기세도 줄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태풍이 우리 쪽으로 올 동안에 남쪽 해상에서 파고가 높은 곳은 30m 가까이 됐다"면서 "이 과정에서 바닷물이 (온도가 낮은) 깊은 곳과 (온도가 높은) 표면의 혼합이 많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태풍이 거세게 파도를 튀기며 올라온 것이 역설적으로 태풍 세력 약화의 원인이 됐다는 얘기다.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동해를 지나는 동안 더욱 힘을 잃고 6일 오후 9시쯤에는 온대 저기압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교수는 힌남노가 지나갔지만 "아직도 태풍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면서 "힌남노가 생겼던 위치에서 열대 저기압이 계속 발생하고 있고, 9월 하순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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