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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가 위험하다…유해 정보 지워도 쏟아지는 이곳 [마음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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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돌보는 것은 현대인의 숙제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엔 우울증세를 보인 한국인이 36.8%에 달하는 등 '코로나 블루'까지 더해졌죠. 마찬가지로 우울 에피소드를 안고 살아가는 보통 사람, 기자가 살핀 마음 돌봄 이야기를 전합니다. 연재 구독, 혹은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취재, 체험, 르포, 인터뷰를 빠짐없이 보실 수 있습니다.
10일은 자살예방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2003년 제정했으며, 한국도 지난 2011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정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발표한 '2022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여전히 우리나라 인구의 사망원인 순위 1위는 고의적 자해(자살)이다. 10~30대에서는 사망원인 순위 1위이고, 40대와 50대는 2위로 높은 편이다.
"잠수 안 타고 (생각이) 확고하신 분들만 연락 주세요."
1일부터 약 일주일간 트위터·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샅샅이 뒤졌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서 주관하는 미디어 극단선택 정보 모니터링단 '지켜줌인' 활동 때문이다. '지켜줌인'은 온라인 속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극단선택 유발·유해정보를 모니터링, 조기에 차단하는 온라인 생명존중 문화조성 활동의 일환이다.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이하 자살예방법)에 따르면, 자살을 적극적으로 부추기거나 자살행위를 돕는 데 활용되는 정보인 '자살유발정보'를 유통해선 안 된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2년 이하 징역형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살해 후 자살할 이 모집 △구체적인 자살 방법 △자살 실행 및 유도를 담은 문서·사진·동영상 △자살을 위한 물건의 판매·활용 정보 △그 밖의 명백한 자살 유발 목적 정보 등이 이에 속한다.
다만 △자살을 미화·희화화하는 정보 △자해 사진·동영상 정보 △자살(자해)에 대한 막연한 감정을 표현하는 정보는 '자살유해정보'로, 법적 처벌대상은 아니다.
교육 중 "긴급구조대상자는 경찰(112)에 신고할 수 있다"는 내용도 나왔다. △살해 후 자살할 이를 모집한 사람 △자살 위해 물건을 구매하거나 구매의사를 표현한 사람은 '긴급구조대상자'에 해당한다.
아울러 지난달 4일부터 극단선택 시도자 등 고위험군을 발견할 경우 당사자의 동의가 없어도 경찰이나 소방이 자살예방센터로 이들을 연계시킬 수 있게 됐다. 고위험군에 대한 선제 개입으로 사망 위험을 낮추고자 한 것이다.
SNS상에서 극단선택 유발·유해정보를 찾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6월 7일부터 20일까지 '집중 클리닝' 사업을 통해 신고받은 극단선택 유발·유해정보 4만1,505건 중 97.3%가 SNS에서 발견됐다"고 지난달 밝혔다.
인터넷 검색창에 관련 검색어를 입력하면 불과 당일 올라온 게시글도 적지 않다. '자해계', '자X계', '우울계(우울한 계정)' 등 자신의 감정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계정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대부분 비공개 계정이었다. 심지어 "자해계 아니면 '맞팔(친구맺기)' 안 받는다"는 소개글도 많았다.
인스타그램은 자극·폭력적 내용이 담긴 게시글에는 "민감한 콘텐츠"라는 경고글을 통해 노출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기자가 직접 관련 검색어를 입력하니, 신체에 위협을 가하는 게시물을 여전히 볼 수 있었다.
비공개 계정의 경우는 계정의 URL을 복사해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 보고할 수 있다. 기자가 직접 인스타그램의 신고 기능을 이용해 계정을 신고하자, "최대한 빠르게 지원 요청 후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알림을 보내겠다"는 문구가 떴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신고 접수와 처리가 제대로 됐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알림이 오지 않아 직접 재검색을 하니 여전히 유해 게시물은 남아 있었다. 심지어 "3월 5일에 신고한 유해 게시물이 검토돼 삭제됐다"는 보고 알림이 신고한 지 26주가 지난 7일 날아왔다.
트위터의 경우 게시물의 공개 범위가 제한되지 않아 검색어 노출이 쉽게 이뤄진다. 실제로 2020년 보건복지부, 경찰청, 중앙자살예방센터가 '국민 참여 극단선택 유발정보 집중 클리닝 활동'을 진행한 결과 SNS 중 관련 게시물이 가장 많은 곳은 트위터(92.3%)였다. 이 외엔 인스타그램(6.4%), 페이스북(0.2%) 순이었다.
물론 플랫폼 측에선 주의 문구를 통해 위험성을 알리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극단선택 관련 콘텐츠를 올린 이를 돕는 방법에 대한 안내를 보내기도 한다. 안내에는 △경고 신호 찾기 △공감하며 들어주기 △명확하고 직설적으로 물어보기 △위험 요소 없애기 등이 제시됐다.
트위터에서는 한국생명의전화 등으로 직접 연결 가능한 안내문을 보여줬다. 하지만 스크롤을 내리니 24시간도 경과하지 않은 모집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접근을 차단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부는 "연락이 잘 되는 분만 메시지를 달라"고 하거나, "취소할 거면 연락하지 말라"고 하는 등 강경한 모습이었다.
이에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측은 "자원봉사자들의 모니터링 보고서를 검토 후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게시글은 재단 차원에서 서비스 사업자에 한 번 더 신고를 한다"며 "서비스 사업자의 협조로 삭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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