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업' 힌남노, 6일 새벽 경남 해안 상륙... 9시엔 포항 동해

입력
2022.09.06 00:40
수정
2022.09.06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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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 피해 없어...오전 5시 통영 상륙
오후 7시쯤 제주서 대규모 정전 피해
곳곳 가로수 쓰러지면서 도로 막아
서울올림픽대로 여의상류IC 교통통제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중인 5일 오후 경남 양산시 물금읍에서 소방대원들이 강풍에 흔들리는 간판을 안전조치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중인 5일 오후 경남 양산시 물금읍에서 소방대원들이 강풍에 흔들리는 간판을 안전조치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점점 빠른 속도로 이동하면서 제주도와 남해안이 직접 영향권에 들었다.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이어졌지만, 인명 피해는 0명을 기록하고 있다. 태풍은 6일 오전 5시 통영에 상륙, 오전 9시 포항 앞바다까지 진출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6일 0시 기준 시속 41㎞의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이는 2시간 앞선 5일 오후 10시 기준 서귀포 남쪽 약 100㎞ 부근 해상 이동 당시의 속도(30㎞)보다 40%가까이 빨라진 것이다. 이보다 26시간 전인 4일 오후 10시 기준 속도(시속 12㎞)보단 3.5배 빠른 속도다. 중심기압 940hPa, 최대풍속 초속 47m(시속 169㎞)로 ‘매우 강’의 강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경남 해안에 6일 오전 7시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던 힌남도는 이보다 2시간 이른 오전 5시에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 진로는 6일 오전 3시 부산 남서쪽 약 180㎞ 부근 해상까지 이동한 뒤 오전 9시에는 포항 북동쪽 약 6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5일 오후 9시 55분께 전남 순천시 송광면 우산리 한 도로에서 나무가 쓰러져 소방당국이 안전 조치를 하고 있다. 순천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5일 오후 9시 55분께 전남 순천시 송광면 우산리 한 도로에서 나무가 쓰러져 소방당국이 안전 조치를 하고 있다. 순천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기준 접수된 인명 피해는 없다. 그러나 직접 영향권에 든 제주 등지에서 침수,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침수 피해는 주택 2동, 차량 2대로 집계됐다. 오후 7시 17분엔 제주시 일도2동 등 제주지역 888가구가 정전됐다. 오후 11시 기준 정전 가구는 1,600가구에 이른다.

또 오후 9시 55분쯤 전남 순천시 송광면 우산리 한 도로에서 나무가 바람에 쓰러졌고, 비슷한 시각, 태풍 예상 진로와는 거리가 있는 서울 강서구에서도 가로수가 쓰러져 주차돼 있던 차량을 덮치기도 했다. 자정을 기해선 서울 올림픽대로 진입 여의상류IC 교통 통제가 이뤄졌다.

6일 0시 기준 강풍 반경 410㎞의 거대한 힌남노가 북상하면서 비가 많이 내린 수도권과 강원에서는 홍수 주의보가 잇따랐다. 강원 홍천강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고, 속초·홍천·양구·인제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내려졌다. 경기 한탄강 지류인 포천 영평교 지점에도 홍수주의보가 내려졌다. 서울에서도 중랑천 월계 1교 지점 수위 상승으로 동부간선도로 진입 램프를 통제하는 등의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충북 제천시 금성면 월굴리에서도 전날 산사태가 발생해 왕복 2차로 도로가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태풍 예상 경로상의 하늘과 바닷길은 완전히 막혔다. 힌남노 북상으로 항공기는 10개 공항, 57편이 결항했고, 여객선은 72개 항로 99척의 발이 묶였다.

전국의 탐방로도 통제됐다. 22개 국립공원 609개 탐방로와 지정 숲길 1만1,020개 노선 4만1,896㎞의 출입이 일찌감치 금지됐다. 통제를 받는 하천변 산책로는 늘었다. 세월교(간이 교량) 344개소, 하천변 산책로 502곳이 통제됐다. 산림청은 전날 산사태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경계로 상향 발령했다.

태풍 이동경로에 포함된 지역의 학교들은 휴교하거나 원격 수업으로 전환했다. 제주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도내 전체 유·초·중·고 310곳 가운데 282곳(91.0%)이 원격수업으로 전환했고, 28곳(9.0%)은 휴업을 결정했다. 태풍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6일에도 278곳(89.6%)은 원격수업을 하기로 했다. 휴업이 결정된 곳은 24곳(7.8%), 나머지 8곳(2.6%)은 등교 시간이 조정됐다.

제주도가 태풍 힌남노 영향권에 든 5일 밤 서귀포 해안도로에서 한전 직원들이 정전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가 태풍 힌남노 영향권에 든 5일 밤 서귀포 해안도로에서 한전 직원들이 정전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5~6시 태풍이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산(1,004개교)과 경남(1,684개교)의 전체 초중고교도 원격수업을 한다. 울산도 6일 369개교가 휴업하고, 57개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고용노동부는 사업장에 재택 및 유연근무, 출퇴근 시간 조정을 권고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태풍 상륙 시기에 맞춰 민간기업 출근 시간 조정을 권고를 예정했다. 산업부는 고리원전 긴급 현장방문 점검 등에 나섰고, 경찰청은 재난상황실을 가동하는 한편 전국 경찰에 비상근무를 발령했다. 태풍이 지나는 동안 전국의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도 운영을 중단하거나 운영시간을 단축한다.

중앙부처 및 지자체는 예정된 각종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 비상 근무에 들어갔다. 자연재난과 무관한 정부 부처와 대전청사 내 외청도 일정을 대폭 축소했다. 충남도는 6, 7일 예정된 기후 위기 관련 국제 콘퍼런스를 7일 하루 일정으로 축소했다. 정부 관계자는 “역대 최강 태풍의 한반도 상륙을 앞두고 중앙정부, 지자체 모두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민들은 안전한 곳에서 머물면서 특보에 귀를 기울이고, 태풍이 빠져나갈 때까지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정민승 기자
제주=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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