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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태풍·강풍반경·헥토파스칼...'힌남노'로 본 기상용어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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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역이 역대급 태풍인 힌남노의 영향권에 포함된 가운데 이와 관련된 각종 정보 또한 쏟아지고 있다. 기상청의 태풍 예보와 더불어 이를 전하는 언론 보도에서 난해한 기상 용어에 대해 살펴봤다.
현재 힌남노의 상태는 '초강력 태풍'으로 요약된다. 이는 단순히 힌남노가 매우 세다는 뜻이 아니라, 기상청의 공식적인 분류다.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10분 평균)이 초속 54m(시속 194㎞)를 초과할 경우에 초강력 태풍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힌남노는 한반도를 통과할 때 최대 풍속이 초속 40m에서 50m 사이인 상태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는 강한 태풍(초속 33~44m, 시속 119~158㎞) 또는 매우 강한 태풍(초속 44~54m, 시속 158~194㎞)이란 얘기다. 기상청은 '강한 태풍'의 경우 기차를 탈선시키고 '매우 강한 태풍'은 사람이나 바위를 날릴 수 있다고 전했다.
'슈퍼 태풍'이란 표현도 관행처럼 등장한다. 이는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에서 측정한 최대 풍속이 초속 67m를 넘을 경우에 붙이는 명칭이나, 공식적인 기준은 아니다. 측정 기준이 10분 평균인 한국과 일본 기상청의 기준과 달리 JTWC에선 1분 평균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최대 풍속 수치도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다.
한반도를 경유한 힌남노의 크기는 강풍반경 390㎞로 알려져 있다. 강풍반경이란 바람 속도가 최소 초속 15m(시속 54㎞)인 영역을 말한다. 힌남노는 지난 1일 필리핀 해역에서 남쪽으로 인접한 열대 저압부 '가르도'를 흡수하고 강풍반경을 200㎞대에서 400㎞대까지 키운 후 북상했다.
이 크기는 과거 기준에선 '중형 태풍'이라고 불릴 법한 크기다. 종전엔 강풍반경이 300㎞ 미만이면 소형, 500㎞까지 중형, 800㎞까지 대형, 그 이상은 초대형으로 분류했다. 기상청은 이런 표현이 위험을 과소평가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2020년부터 사용하지 않고 강풍반경(초속 15m)과 폭풍반경(초속 25m) 영역을 제공하고 있다.
태풍 힌남노는 중심부 기압이 950헥토파스칼(hPa) 내외인 상태로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됐다. '헥토파스칼 킥'이라는 인터넷 유행 표현(밈)으로 익숙하지만, 정작 950헥토파스칼은 기압이 주변에 비해서 낮다는 의미다. 애초 태풍 자체가 중심부 기압이 낮아 발생하는 열대 저기압의 일종이다.
통상 기압이 낮을수록 태풍의 강도는 강하다고 평가된다. 힌남노는 중심 기압 기준으로는 2003년 매미(954hPa)와 2002년 루사(960hPa)보다 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태풍 피해 규모는 루사가 더 컸다. 태풍 강도가 피해 정도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고, 진행 경로나 풍속, 대비 상태 등도 피해 규모를 좌우한다.
힌남노는 남해안에서 한국을 왼쪽으로 끼고 상륙해 동해로 빠져나간다. 따라서 한반도의 대부분은 '가항반원'에 들고, 일본 규슈 쪽이 '위험반원'에 든다. 통상 태풍 진로 기준으로 오른쪽이 위험반원, 왼쪽이 가항반원으로 불린다.
가항반원은 엄밀히 말하면 '항해가 가능하다(navigable)'는 뜻의 해상 용어다. 태풍의 바람이 반시계방향으로 부는 동안, 편서풍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불기 때문에 서로 바람이 상쇄된다. 결국 상대적으로 바람의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항행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해서 이런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개념일 뿐이다. 진행방향의 왼쪽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태풍은 중심부로 갈수록 바람이 더 거세진다. 태풍의 중심에 가까울수록 자연히 더 위험하다. 힌남노의 규모와 강도를 고려하면 가항반원과 위험반원의 구분은 의미 없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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