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오전 남해안에 상륙한다. 북상하면서 세력을 키운 힌남노는 큰 인적ㆍ물적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힌남노는 남해안에 상륙하기도 전에 적지 않은 피해를 낳았다. 4일 제주 일대의 주택과 상가가 침수됐고 갑자기 불어난 물로 차량에 고립된 주민 4명이 긴급구조되기도 했다. 5일 오후부터는 항공편과 선박편이 대부분 통제되고 있다.
이번 태풍이 남해안에 근접할 시점의 최대 풍속은 초속 43m로 기차가 탈선하는 정도인 ‘강’으로 예측됐는데, 설상가상으로 밀물 때와 겹쳐 해안 지대에서는 해일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남해안 일대에 밀집한 항만, 산업시설 등에서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피해 발생 시 당국의 기민한 대처는 필수다. 통상 태풍 진행 방향 오른쪽이 피해가 크지만 힌남노는 워낙 크고 위력적이라 어느 지역도 태풍의 영향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 걱정이다. 태풍의 중심에서 다소 먼 충청권, 수도권 등지에서도 강한 바람과 폭우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100여 년 만의 집중호우였다고 해도 수도권에서만 1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던 지난달 집중호우 때 당국의 대처는 미흡하기 짝이 없었다. 배수시스템 개선 등의 중장기적 수해 대책이 불비했던 점은 어쩔 수 없었다 해도, 큰비가 쏟아지자 반지하 주택 등에 사는 취약계층들이 속수무책으로 희생됐다. 재난당국은 1명의 인명피해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각오로 태풍 피해 수습에 허점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태풍으로 주택 붕괴와 침수 사태 등이 발생, 주민이 고립될 경우 인명구조에 차질이 없도록 신속하고 유기적으로 대응해야 함을 명심하기 바란다.
지난달 집중호우는 예측이 불가능했다고 해도 태풍 힌남노는 북상단계에서부터 ‘사라’나 ‘매미’에 버금가는 역대급 태풍으로 예측됐다. 태풍의 상륙은 막을 수 없는 일이라 해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것을 놓쳐 피해를 키우는 등 인재(人災)가 돼서는 안 된다. 현장의 선제적 조치와 빠른 대응으로 향상된 재난대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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