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 냉장고·테슬라 TV·베트남 전기차...IFA 관람객 눈길 끈 신스틸러

입력
2022.09.03 20:00
수정
2022.09.04 14:41
구독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2022서 만난 이색 업체
튀르키예 베스텔이 '대우전자' 브랜드 인수
베트남 빈패스트는 유럽 전기차 시장 확장
세르비아 가전사 테슬라 "니콜라 테슬라 이름 딴 것"

IFA2022 대우전자 전시장. 안하늘 기자

IFA2022 대우전자 전시장. 안하늘 기자


대우전자 냉장고, 테슬라 TV, 빈패스트 전기차.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2022가 열리는 독일 베를린 메세베를린에서 관람객을 눈길을 사로잡은 전시품들이다.

40대 이상의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친숙한 이름의 대우전자 전시장에는 대우 로고가 붙은 냉장고, 세탁기, 가스레인지, TV 등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특유의 내구성으로 '탱크주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잘 나갔지만, 1999년 대우그룹 해체 후 대우일렉트로닉스로 이름을 바꿨다가 대유에 인수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대우전자 가전 제품이 어떻게 IFA에 나올 수 있었을까.



'탱크주의' 대우전자 냉장고, 튀르키예 업체 생산

대우전자의 LED TV. 안하늘 기자

대우전자의 LED TV. 안하늘 기자


전시장에 만난 직원은 웃으면서 "튀르키예 가전업체 베스텔이 대우전자 브랜드를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베스텔은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라이선스 계약을 하고 10년 동안 '대우전자' 상표권을 쓸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고 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대우그룹 해체 후 대우전자 상표권을 갖고 있었다. 베스텔은 터키 TV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는 등 백색 가전 대표 브랜드다.

베스텔이 대우전자 브랜드를 인수한 이유는 뭘까. 베스텔 직원은 "여전히 러시아·동유럽에서는 대우전자 인지도가 높다"며 "특히 자동차와 전자레인지 등이 유명했다"고 말했다. 전시장에 있는 제품들은 튀르키에 베스텔 공장에서 만든다는 게 직원의 설명이었다.



IFA서 전기차 전시한 베트남 빈패스트 "11월 유럽 진출"

빈패스트 IFA 전시장. 안하늘 기자

빈패스트 IFA 전시장. 안하늘 기자


베트남 전기차 업체 빈패스트는 IFA 전시장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를 내놓았다. 빈패스트는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의 완성차 계열사다. 매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가전 전시회 CES에서 전기차를 보는 것은 더 이상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이번 IFA서는 빈패스트뿐이었다.

빈패스트가 IFA를 찾은 이유는 11월 출시를 앞둔 전기차 'VF8'과 'VF9' 때문이다. 10만 명이 넘는 유럽 전자 업계 관계자가 찾는 만큼 빈패스트의 이름을 알리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다. 빈패스트는 독일에 최소 25개, 프랑스 20개, 네덜란드에 5개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빈패스트는 베트남에서도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세르비아 가전회사 테슬라..."전기차 테슬라보다 먼저"

테슬라 IFA 전시장. 안하늘 기자

테슬라 IFA 전시장. 안하늘 기자


이날 전시장을 찾은 많은 이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것은 테슬라(TESLA) 가전 제품이었다. 테슬라 전시장에는 테슬라 이름이 붙은 TV, 에어컨, 공기청정기, 냉장고, 세탁기가 진열돼 있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로고는 다르지만 스펠링이 같았다.

부스 직원에게 정체를 물어보니 이 회사는 세르비아의 가전 업체라고 했다. 현대 전기 문명의 뿌리라 할 수 있는 교류를 발명한 천재 물리학자 니콜라 테슬라세르비아계 미국인이라며 자기들도 그 이름을 따 회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테슬라의 공기청정기. 안하늘 기자

테슬라의 공기청정기. 안하늘 기자


테슬라 직원은 "우리보다 테슬라를 잘 이해하는 기업이 있겠나"라며 "제품 넘버링도 니콜라 테슬라가 제일 좋아했던 3, 6, 9를 따 만들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테슬라는 2003년에 창업했지만, 세르비아 가전업체 테슬라는 역사가 훨씬 길다. 옛 체코슬로바키아의 국영 기업으로 1923년에 설립된 테슬라는 소련 지역에서 TV 등을 팔다가 2014년 세르비아의 정보기술(IT)업체 컴트레이드 그룹에 인수됐다.

따지고 보면 테슬라란 이름을 세르비아 기업이 더 먼저 쓴 셈이다. 상표권 문제에 대해 현장에서 만난 테슬라 관계자는 "미국 회사와 우리는 사업 카테고리가 다르지 않냐"라며 "우리는 전자 제품 쪽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 안하늘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