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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시력 저하는 노안? 전문의가 알려주는 진짜 원인

입력
2022.09.03 10:00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근시, 노안, 백내장 증상 초래할 수 있어
이경하 안과 전문의 "정기검진 통해 시력 저하 원인별로 대처해야"

최근 백내장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고 근시 등 안과 질환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눈의 노화를 촉진시켜 여러가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최근 백내장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고 근시 등 안과 질환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눈의 노화를 촉진시켜 여러가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자기 전까지 휴대폰을 사용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시력 저하를 호소하는 이들이 급격히 늘었다. 휴대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수정체의 노화를 촉진시켜 노화로 인한 백내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자기 전까지 휴대폰을 사용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시력 저하를 호소하는 이들이 급격히 늘었다. 휴대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수정체의 노화를 촉진시켜 노화로 인한 백내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 대구 수성구에 사는 고낙연(66)씨는 백내장 수술을 앞두고 있다. 몇 달 전부터 사물이 흐려 보여서 그저 '노안이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증상이 점점 심해져 안과를 찾았고 결국 백내장 진단을 받았다. 단순히 노안인 줄 알았던 그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 경북 구미에 사는 장안나(26)씨는 라식수술을 고려하고 있다. 양쪽 나안 시력이 1.0이었던 그는 몇 년 사이 시력이 급격하게 저하됐고 안경을 쓰려다 결국 시력교정술을 결심했다. 자기 전 항상 2~3시간동안 스마트폰을 본 탓에 눈이 침침해진 줄만 알았던 그에게 황당한 일이었다.

백내장과 젊은 층의 시력저하가 급증하고 백내장 발병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과도한 휴대폰 사용이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의료계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좋지 않은 환경에서 과도한 휴대폰 사용은 안구건강과 눈의 노화에 영향을 끼친다는 의견은 일치해 과도한 휴대폰 사용이 도마에 올랐다.

이경하 안과 전문의는 "성인 시력저하의 원인은 크게 노안과 백내장을 꼽을 수 있는데 최근 발병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잘못된 자세로 오랫동안 스마트폰을 보거나 자기 전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청소년들에게는 근시를, 성인에게는 노안을 촉진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백내장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이들은 153만8,520명이다. 또 2017년에는 131만7,592명, 2018년 134만3,558명, 2019년 147만6,751명, 2020년 141만2,671명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노인성질환으로 알려진 노안과 백내장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눈을 혹사시키고 시력저하를 유발하는 환경에 노출된 채 장기간 이어진 생활습관이 중요한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눈을 통해 사물을 보는 원리는 안구 내에는 망원경렌즈 같은 수정체가 있는데 이 수정체가 빛을 받아들여 수정체를 통해 굴절, 망막에 상이 맺히면서 사물을 인식하한다. 눈의 노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노화로 인한 질환은 생활습관에 따라 얼마든지 늦출 수 있다.

주목할 점은 노안과 백내장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급격히 늘어난 건 10여년 전부터다. 이는 스마트폰이 보급되는 시점과 유튜브 등이 활성화된 시점과 유사하다. 휴대폰 화면을 지나치게 많이 볼 경우 눈의 피로는 빨리 쌓인다. 특히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나 현란한 컬러 파장에 장시간 노출되면 눈의 노화가 빨리 진행된다.


노안증상을 가장한 백내장

노안증상으로 안과를 찾아와 백내장 진단을 받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노안과 백내장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는 이들이 많다. 노안은 가까운 물체 초점이 잡히지 않는다. 또 나이가 들면서 안구 내 수정체를 지지하는 근육과 수정체가 탄력을 잃어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져 가까운 거리인 30㎝ 내외의 물체 초점이 잡히지 않아 잘 보이지 않는다.

노안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는 이유는 안구 내 수정체는 눈을 뜨고 있는 동안 쉴 새 없이 초점을 맞추기 위해 움직인다. 사진을 찍을 때 피사체에 따라 렌즈가 초점을 맞추는 것처럼 쉴새 없이 움직이는 것이 수정체를 움직이는 근육이라고 보면 된다. 때문에 이 근육과 수정체 등은 가장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부위로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좋지 않은 환경에 노출될 경우 노화가 빨리 진행되고 여러가지 질환으로 노출될 수 있다. 이는 같은 연식의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가혹한 환경에 노출되는 택시에 사용될 경우 일반 가정에서 운행되는 차량보다 더 빨리 누렇게 변색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백내장 증상은 사물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다양한 원인에 의해 혼탁해지면서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해 망막에 초점을 정확하게 맺지 못해 사물이 뿌옇게 보인다.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도 잘 보이지 않아 시력이 저하된 것처럼 느껴지는 증상으로 노안이 원인이지만 최근 발병 연령대가 점점 낮아져 40대에서도 진단을 받기도 한다.

이같은 노안을 촉진시키는 것은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과 좋지 않은 환경에서 과도하게 눈을 혹사시키는 환경을 꼽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에서 발산되는 가시광선인 블루라이트 광원의 경우 눈을 혹사시키고 안구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어두운 곳에서는 휴대폰 화면에서 나오는 강렬한 빛은 수정체가 과도하게 받아들여 노화가 촉진된다는 것은 의료계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백내장은 주로 노화가 원인인데 자외선에 오랫동안 노출될 경우에도 발병하기도 하고 당뇨, 여러 가지 약물 부작용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주요 증상은 사물이 겹쳐 보이고 흐려지는 증상, 시야가 흐려지고 눈부심, 눈의 통증 등을 꼽을 수 있다.

청소년기 근시의 경우 눈의 성장이 다 멈춘 후 시력교정술을 통해 각막을 깎는 수술을 통해 교정된 시력을 얻을 수 있다. 노안의 경우 안경이나 누진다초점 안경 등 여러 가지 시력교정기의 도움을 받으면 되지만 백내장 증상의 경우 탁해진 수정체 대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떨어진 시력을 회복하는 방법이 있다. 과거에는 단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 먼 거리나 가까운 거리를 선택해서 안경을 쓰는 방법을 선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선택해 원거리, 중간거리, 근거리 모두에 초점을 맞출 수 있고 난시 교정용 인공수정체도 적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 안과 전문의는 "안과 질환의 경우 시력저하와 유사한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해 반드시 시력 관련 문제와 질환에 대한 대비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이경하 안과 전문의가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를 호소하는 40대 남성의 검진을 하고 있다. 이 전문의는 "눈을 혹사시키는 환경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수정체의 노화를 촉진되기 때문에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신세계안과 제공.

이경하 안과 전문의가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를 호소하는 40대 남성의 검진을 하고 있다. 이 전문의는 "눈을 혹사시키는 환경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수정체의 노화를 촉진되기 때문에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신세계안과 제공.


노안을 예방하는 생활습관

△어두운 곳이나 자기 전 휴대폰을 장시간 보는 것을 절대 피해야 한다. 어두운 곳에서는 수정체가 빛을 많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눈 건강에 매우 좋지 않다.

△시력이 저하되거나 한쪽만 급격히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시력 문제가 아닌 다른 기능적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시력이 저하되면 안과에서 검진 후 안경이나 그에 맞는 시력교정기를 사용해야 한다. 저하된 시력을 방치하면 더 시력이 저하된다.

△자외선이나 밝은 곳에서 장시간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선글라스를 끼거나 챙이 달린 모자로 직접 눈으로 자외선이 들어오는 것을 피해야 한다.

△컬러렌즈를 사용하는 것을 줄여야 한다. 일반 시력교정용 소프트 렌즈도 산소투과율이 낮아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는데 컬러렌즈의 경우 산소투과율이 더 떨어져 각막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눈이 건조하면 인공누액 등을 사용해 건조하지 않게 해야 한다. 특히 렌즈를 오랫동안 착용하면 안구건조증 등 여러 가지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컴퓨터나 휴대폰을 사용할 때 30분 이상 볼 경우 반드시 5분 이상 쉬거나 먼 것을 바라보는 습관을 들인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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