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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암 수술할 때 척추 고정 최소화해도 효과 있다

입력
2022.08.3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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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훈(왼쪽)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전이성 척추 종양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박진훈(왼쪽)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전이성 척추 종양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암 치료 기술의 급격히 발전으로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늘고 있지만 암 전이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척추로도 암이 전이될 수 있는데, 치료하려면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면서 무너질 수 있는 척추를 나사못으로 단단하게 고정한다. 보통 등 쪽을 30㎝ 정도 크게 절개해 척추 4마디 이상을 고정한다. ‘맞춤형’으로 최소로 고정해도 충분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박진훈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와 신홍경 전문의 연구팀은 2018~2020년 전이성 척추 종양 환자 105명을 대상으로 환자 상태ㆍ종양 특성 등을 고려해 상황에 따라 척추 최소 고정 수술법을 적용한 결과, 합병증 발생률은 크게 줄었으며 환자 삶의 질은 높아졌다고 밝혔다.

전이성 척추 종양이 점점 커지면 주변 신경을 눌러 압박하고 결국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매우 커진다.

척추에 암이 전이된 환자는 원발 암이 말기일 때가 많다 보니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 때문에 환자의 건강 상태가 대부분 좋지 않다.

기존 수술법은 등을 30㎝ 정도 절개하고 암이 있던 부위를 포함해 척추 4마디 이상을 나사못으로 고정할 정도로 수술 범위가 커서 수술 자체가 힘든 환자가 많았다.

그 동안 박진훈 교수팀은 절개 범위를 줄이고 환자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허리를 더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척추 마디 움직임을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법을 연구 및 적용해 왔다.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종양 크기, 위치, 침투 상태 등에 따라 척추를 고정하는 나사못 길이와 굵기 등을 조정해 종양 제거 후 기존의 절반인 척추 2마디만 고정하거나, 척추 고정을 하지 않고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만 치료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박진훈 교수팀이 전이성 척추 종양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수술한 105명의 치료 결과를 분석해보니 혈종이나 재발 등 합병증 발생률이 6% 정도였다.

기존 방법으로만 수술하면 크고 작은 합병증 발생률이 10~20%까지 보고되고 있어 척추 최소 고정 수술법을 함께 적용했을 때 합병증 위험이 크게 낮아졌다.

또한 주관적인 삶의 질 정도를 체크하는 여러 지표(ECOG-PS, KPS 등) 점수도 환자들이 거의 활동 불가능 상태에서 수술 후 어느 정도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고 답할 정도로 크게 향상됐다.

1년 생존율에서는 기존 수술법과 척추 최소 고정 수술법이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암 치료 측면에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박진훈 교수는 “전이성 척추 종양 환자들에게 ‘맞춤형’ 척추 최소 고정 수술법을 적용하면 기존에는 통증이 너무 심해 수술이 필요하지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할 수 없었던 암 환자를 수술할 수 있는 기회가 늘게 되고, 수술 후 환자들의 합병증 위험이나 통증이 크게 줄어들어 환자 삶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메디신(Medicine, IF=1.817)’ 최근 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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