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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병역 특례 여론조사로"…얼빠진 국회·국방부의 쿵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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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의무 수행 여부를 여론조사로 결정할 참이다. ‘한류 스타’의 국위 선양을 이유로 병역 특례 여론을 수렴하려는 것이다. 국회의원의 문제 제기에 국방부 장관이 앞장서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병역자원 급감으로 병역판정검사 수검자 중 90% 이상이 현역 또는 보충역으로 입대하는 상황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BTS 처리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국방)위원장과 양당 간사가 협의해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도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헌승 국방위원장은 “좋은 제안”이라며 "양당 간사와 제안한 내용에 대해서 의논하겠다"고 답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 역시 “BTS의 병역 문제를 국민들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 파악해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종섭 국방장관은 “그렇지 않아도 오늘 아침에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맞받았다. 한 발 더 나아가 “빨리 기한을 정해놓고 그 안에 결론을 내리라고 했다”며 “여론조사를 빨리 하자고 이미 지시를 했다”고 덧붙였다. 연예인의 병역 문제를 ‘인기 투표’와 다름없는 여론조사를 통해 사실상 결론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파장이 확산되자 국방부는 출입기자단에 입장문을 보내 장관 발언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국방부는 “장관의 발언은 여론조사를 빨리 시행하라는 지시가 아니라 여론조사가 필요한지를 검토하라는 지시”였다며 “여론조사를 실시할 때 조사기관, 기간, 대상 등 관련 세부사항을 검토해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여론조사를 실시하면 국방부 등 관계부처가 아닌 제3의 기관에서 실시할 것”이라며 “여론조사 결과는 다른 여러 고려요소와 함께 정책 결정을 위한 하나의 자료로 참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행 병역법상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에 해당하는 BTS 멤버들은 30세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다. 하지만 피아니스트 임윤찬을 비롯해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순수 예술인과 달리 군 면제 대상은 아니다. BTS 맏형 진(김석진)씨는 1992년생으로, 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만 30세인 올해 안에 입대해야 한다.
이처럼 병역 특례 문제를 '여론조사'에 물어보는 정치권과 국방부의 행태는 갈수록 현역 판정비율을 높이는 추세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저출산으로 병역자원 확보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예전에는 군 면제 대상이더라도 입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부터는 학력이 아무리 낮더라도 병역을 면제받을 수 없다.
병무청에 따르면 2020년 병역판정검사 수검자 28만2,167명 중 현역 판정을 받은 인원은 22만8,982명, 보충역 판정 인원은 3만7,452명이다. 어떤 식으로든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인원이 전체 수검자의 94.1%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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