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원 더 안 내면 부산 숙박 예약 취소"...BTS 공연에 황당 바가지

BTS 무료 콘서트에 숙박업소 안내문
"추가금 요구, 안 내면 예약 취소" 엄포
누리꾼 "K-바가지 최고" "엑스포 하지 말자" 공분

방탄소년단. SNS 캡처

한 누리꾼이 온라인에 올린 숙박업소 안내문. 20만 원가량의 숙박요금을 더 내지 않으면 예약을 취소시키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을 위해 방탄소년단(BTS) 무료콘서트가 예정된 부산의 일부 숙박업소가 이미 지불된 예약의 강제 취소나 추가 차액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면서 도마에 오르고 있다.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BTS 콘서트로 부산 숙박업소 예매한 사람들이 받는다는 연락'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숙박업소가 보낸 안내문이 올라왔다.

안내문에는 "방탄소년단의 10월 15일 (부산) 일광 공연은 급작스럽게 발표돼, 비수기 주말 금액으로 예약이 오픈돼 있었다"며 "높아진 숙박료만큼 차액을 결제하지 않으면 예약을 취소하겠다"는 입장이 담겼다.

안내된 숙박료는 기존 1박 가격과 비교해 20만 원 정도 인상됐다. 24일 결제한 금액이 23만 원이었던 객실은 45만 원으로, 15만 원 객실은 35만 원으로 2배 이상 치솟았다.

해당 업소는 "관할 지자체와 소비자원에 문의한 결과, '예약 고객이 객실을 취소하는 경우와 동일하게 업소가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도 이용 10일 전까지는 별도의 위약금 없이 취소가 가능하다'고 확인했다"며 "고민 끝에 달라진 금액을 안내하니 예약을 유지할 분은 차액을 입금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현재 예약 객실 금액을 변상해주고도 몇 배에 달하는 돈을 내겠다는 손님들 문의가 있는 상황"이라며 "조정된 금액으로 예약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하시면 예약취소를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10월 15일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를 개최한다. 빅히트뮤직 제공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며칠 전부터 "기장 근처 숙소 일방적으로 취소당했고, 가격 5배 정도 올려 다시 판매한다", "일광쪽도 아니었는데 숙소 나도 취소당함" 등을 포함한 불만도 폭주하고 있다.

앞서 BTS의 부산 무료 콘서트 일정 발표 후 숙박업소의 바가지 행태가 확산하자 부산시가 집중단속 등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그럼에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자 누리꾼들은 "먼저 예약했는데 취소시키는 게 맞는 말인가", "K-바가지 세계 최고 수준", "이런 후진국에서 무슨 엑스포냐", "그냥 엑스포 하지 말자" 등의 댓글을 남기며 공분했다.

유력 인사들도 비판에 가세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갑이 지역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해운대 지역에 슈퍼 바가지요금 강요하는 숙박업소 있으면, 하태경 의원실에 신고해달라. 직접 현장 조사 나가겠다"고 글을 남겼다. 박형준 시장도 "엑스포 유치기원 행사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부산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모든 불공정 행위는 엄단하겠다"(30일 BTS 콘서트 개최 대비 점검회의)고 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