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진 방역 불신…국민 44% "정부가 코로나 신경 안 써"

입력
2022.08.30 14:50
수정
2022.08.3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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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4명 "의심돼도 검사 안 받을 수도"
"당국 소통 신뢰 못 해" 30%, "재유행 심각" 59%

30일 서울 서초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의료진이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을 안내하고 있다. 뉴시스

30일 서울 서초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의료진이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을 안내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조사에서 응답자의 44%가 방역 정책에 불만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해당 답변이 40%를 넘은 건 처음이다. 또 국민 10명 중 4명은 "의심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답했다.

유명순 서울대 교수팀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 재유행 위험 및 위험 대응에 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의뢰로 여론조사 업체 케이스탯리서치와 진행했다.

응답자의 44.1%는 '방역당국이나 전문가는 나 같은 사람들의 생각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책 효능감 관련 항목으로, 절반 가까운 국민이 방역당국 정책에 불만을 갖는다는 의미다. 유 교수팀이 해당 조사를 시작한 이후 해당 답변이 40%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행이 심각하지만 우리 사회의 대응은 효과적이지 않다'는 답변은 38.2%로 40%에 육박했다. 반면 '효과적'이란 응답은 불과 15.5%에 그쳤다.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소통에 대해선 응답자의 31.3%가 '유익하지 않다'고 했다. '유익하다'(24.4%)보다 약 7%포인트 높았다. '방역당국의 소통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도 30.1%로 '신뢰한다'(24.5%)보다 높았다.

"확진돼도 격리 의무 준수 못 할 수도" 30.4%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혜민병원 입구. 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혜민병원 입구. 연합뉴스

의심 증상이 나타나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증상이 의심되지만 자가검사 또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를 받지 않을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1.1%였다. '자가검사에서 양성이 나와도 RAT 또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응답도 32.7%였다.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아도 7일 격리 의무를 준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응답은 30.4%였다. 14.4%는 '세 항목 모두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답했다.

감염에 대한 불안감도 상승했다. 감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24.5%가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는데, 직전 조사인 5월에는 20.8%였다. 2020년 1월부터 실시한 관련 조사에서 역대 세 번째로 높다. '감염 결과가 심각하다'는 응답은 42.2%였다. 직전 조사(39.8%)보다 상승했지만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재유행 상황 인식 조사에선 59.2%가 '재유행이 심각하다', 48.3%는 '재유행 상황이 두렵다'고 생각했다. 응답자의 47.5%는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다만 향후 전망에 대해선 55.1%가 '독감처럼 관리 가능한 위험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7~21일 지역, 연령, 성별 비례할당추출 방식으로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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