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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암 4위’ 전립선암 노출되면 ‘뼈 전이’ 65~80% 발생

입력
2022.08.29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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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치료와 함께 ‘골격계 합병증’ 예방 필수

전립선암은 조기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4%일 정도로 높지만, 대부분 뒤늦게 발견해 5년 생존율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립선암은 조기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4%일 정도로 높지만, 대부분 뒤늦게 발견해 5년 생존율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 암 4위다(2019년 기준). 미국에서 남성 암 1위이고, 전 세계적으로 2위일 정도로 남성에게 흔히 나타난다. 국내에서 전립선암이 연 평균 13%씩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인구 고령화와 식생활 서구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매년 9월은 대한비뇨의학재단과 대한비뇨기종양학회가 정한 ‘전립선암 인식의 달’이다. 전립선암 인식 제고를 위해 ‘블루 리본’을 이용해 전립선암 조기 검진을 홍보하는 ‘블루 리본 캠페인’이 매년 펼쳐진다.

하지만 전립선암 조기 검진율은 여전히 저조하다. 지난해 시행한 전립선암 환자 대상 조사 결과, 전립선암 최초 진단 시기에 이미 ‘3기 이상’이었다고 답한 환자가 47.1%에 달했다.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없고 서서히 진행되므로 조기 발견이 어려우며, 빈뇨ㆍ야간뇨 등 배뇨 이상 증상을 느끼면 이미 전립선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일 때가 많다.

다행히 의료 기술 발달로 전립선암 환자 5년 생존율은 94%일 정도로 췌장암ㆍ폐암ㆍ간암 등 다른 암보다 크게 높다.

다만 암세포가 전립선에서 멀리 떨어진 장기까지 전이됐다면(원격 전이) 5년 생존율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다. ‘전이’ 여부가 전립선암 환자 생존율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특히 전립선암 전이는 장기보다 뼈ㆍ림프절에서 흔히 이뤄지며 전립선암의 뼈 전이 비율은 65~80%로 높은 편이다. 게다가 전립선암 뼈 전이는 다른 암보다 척추ㆍ골반 뼈 등 신체의 가장 중심적인 부위에 잘 전이된다.

뼈 전이가 발생하면 암세포가 커지면서 뼈를 감싸고 있는 신경세포를 자극해 심각한 통증을 일으킨다. 또한 골절ㆍ척수 압박 등 골격계 합병증에 노출돼 뼈 수술을 받거나 방사선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전립선암에 걸려 뼈 전이가 진행돼 합병증이 생기면 약해진 뼈 상태가 지속된다는 게 문제다. 이 때문에 환자는 사소한 충격에도 골절ㆍ낙상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게다가 항암 치료를 추가로 시행해야 하기에 의료비 부담도 커진다. 또한 삶의 질이 계속 떨어져 환자는 우울ㆍ불안감 등을 겪을 수 있어 항암 치료 의지도 저하될 수 있다.

따라서 뼈로 전이된 전립선암 환자에게 골격계 합병증 예방을 위한 치료는 항암 치료와 함께 필수적으로 시행해야 할 일이다. 이미 주요 글로벌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도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를 적극 권고하는 추세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뼈 전이 진단 즉시 ‘데노수맙’ ‘비스포스포네이트’ 같은 약물을 사용해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유럽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에서는 심각한 부작용 등으로 중단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를 항암 치료와 꾸준히 병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상철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은 다른 고형암과 비교해 생존율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다른 장기로 암이 전이될 수 있어 조기 검진을 통해 신속히 치료가 중요하다”며 “특히 암을 뒤늦게 발견해 이미 뼈 전이가 진행됐다면 골격계 합병증으로 인한 골절과 통증으로 삶의 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생존율에도 큰 위협이 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는 지난해부터 검사 종류에 상관없이 영상의학적으로 뼈 전이가 명확히 입증되면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제에 대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이 확대됐다”며 “건강보험 기준이 확대된 만큼 많은 환자가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 더 나은 환경에서 항암치료 및 2차 호르몬 치료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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