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이천시장 “수도권정비법 수정해 반도체파크 조성할 것”

입력
2022.08.30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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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김경희 이천시장
"수도권정비법 효력 없어"
"정부에 수정해달라고 공식 요청"
부발 인근 자연보전권역을 성장권역으로
반도체파크 조성해 반도체 도시 표방
19세 9급으로 출발해 40년간 두루 공직 경험

지난 25일 시장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김경희 이천시장이 답변하고 있다. 이천시 제공

지난 25일 시장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김경희 이천시장이 답변하고 있다. 이천시 제공

"수도권정비계획법 수정을 통해 이천에 반드시 반도체파크를 조성하겠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최초의 여성시장이 탄생한 경기 이천시는 화제의 중심이었다. 19세에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40년간 중앙부처와 경기도, 이천시 등 광역과 기초자치단체를 두루 거친 이력으로도 주목받는 주인공은 바로 김경희 이천시장이다. 탄탄한 그의 경력은 각종 규제로 발전이 지체된 이천의 미래를 설계하는 원동력이다. 지난 25일 만난 김 시장은 "대규모 공장 신설 및 증설을 가로막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이미 효력이 전혀 없다"며 "이천의 필요성에 맞게 법을 수정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천은 각종 규제에 묶여 있다. 반도체파크 조성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는가.

"가장 대표적인 규제가 40년 된 수도권정비계획법이다. 용인 SK반도체클러스터처럼 법을 통째로 못 바꾸면 부분적으로 바꾸면 된다. 이미 이천 하이닉스가 위치한 부발읍 일부 자연보전권역을 성장관리권역으로 해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요청이 수용되면 반도체파크 조성도 가능해진다. 현재 경기연구원과 함께 연구용역에 착수해 내년 6월에 결과가 나온다.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로 구성된 ‘반도체 전문산업단지’와 ‘로봇드론산업 창업센터’, ‘미래도시체험관’, ‘반도체 연구단지’, ‘반도체 특성화 대학’ 등을 입주시킬 구상을 하고 있다."

-반도체파크를 현실화하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이천의 고용률은 경기도 내 1위다. 전국의 기초자치단체로 범위를 넓혀도 3위다. 하지만 1위 울릉도와 2위 서귀포가 모두 섬이니 내륙으로 치면 전국 1위다. 천에는 일자리가 없는 게 아니고 사람이 없다. 생산 가능 연령대의 사람들이 대부분 서울에서 직장을 구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기업들도 사람을 뽑을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자구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구체적인 대책이 궁금하다.

반도체 기업들과 의견을 나눠 보니, 기업 맞춤형 인재를 배출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다. 이를 위해 우선 내년에 하이닉스와 반도체학과가 있는 부원고교를 연계해 취업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반도체파크 특성화 대학 등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에 힘쓰도록 하겠다. 지역 내에 있는 청강대와 관광산업대에도 반도체학과 신설을 요청해 놓았다. 반도체도시로 가는 첫걸음이다.”

-문화예술도시를 표방했는데 어떤 배경에서인가.

“경강선을 타면 이천에서 판교까지 20분, 광역버스는 강남과 잠실까지, SRT로 수서~부발역까지 15분 거리다. 수도권광역급행(GTX)-D노선도 예정돼 있다. 수도권 중에서도 이천이 과거처럼 먼 지역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리고 최근에는 지역 축제를 열면 15만~20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관심이 크다. ‘이천=문화예술도시’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 관광객들이 스스로 찾아올 수 있는 이천을 만들겠다."

-주변 지역과 비교해 이천은 유독 민원이 많은 곳으로 꼽힌다.

"시 공무원 4명으로 구성된 민원소통 기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는 앞으로 민원이 발생하는 현장에 출동해 답을 찾아낼 것이다. 현장에서 답을 찾지 못하면 조례 제정이나 법안 수정 등을 통해서라도 민원인들이 최대한 만족할 수 있는 해법을 내놓을 예정이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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