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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예산안, 건전재정 전환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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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국무회의에서 2023년 예산안이 통과되었다. 내년도 예산안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제시했던 건전재정 기조로의 전환을 실천하는 시작점인 만큼 그 의미가 여느 때보다 크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특성상 종종 크고 작은 위기가 찾아온다. 우리는 수차례 해외발 위기에도 항상 위기대처 모범국가로 손꼽혀 왔다. 허리띠를 졸라매 준 국민들의 희생정신과 함께 튼튼하게 유지해 온 재정건전성이 결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한 결과 재정건전성이 악화되었다. 오랜 기간 30%대를 유지하던 국가채무 비율이 어느덧 50%에 도달하고, 규모는 1,000조 원을 넘어섰다. 국제사회에서 대외신인도의 강점으로 뽑아 온 우리 재정건전성이 우려요인으로 지적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고물가, 경기둔화 우려,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는 복합위기 속에 있지만 재정도 이에 못지않은 비상상황이다. 이제는 재정이 우리 경제 안전판이자 최후의 보루로 돌아올 수 있도록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는 당장의 현안이면서 미래세대에게 재정이라는 보험을 물려줘야 하는 책무이기도 하다.
이런 기조하에 내년 예산은 639조 원을 편성했다. 추경 포함, 680조 원을 지출한 올해 대비 크게 감소한다. 올해 본예산 608조 원 대비 증가율도 5.2%로 예년보다 낮다. 지방이전재원 22조 원을 제외하면 가용재원은 1.5% 증가한 9조 원에 불과하다. 경제가 어려우면 타격을 많이 받는 취약계층 지원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도 절실하기에 지출재구조화를 통해 통상의 2배 수준인 24조 원을 추가로 마련했다.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는 한 해만 반짝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이에 중장기적인 시스템도 구축하고자 한다. 재정준칙을 법제화하고, 재정성과 관리체계를 개편하는 등 제도적인 개혁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다.
건전재정만 강조하면서 국민의 삶을 외면하는 예산안이라는 비판도 있겠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삶을 보호하는 데 어느 때보다 집중했다. 코로나로 인한 한시적 보건지출을 제외하면 사회복지 분야 증가율은 5.6%로 전년도 5.4%에 비해 높다.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 지원은 11.7% 증가했다. 내년도 총지출 증가율 5.2%와 정부 가용재원 1.5%에 비하면, 어려운 분들의 삶에 얼마나 집중했는지 알 수 있다.
내년 예산은 건전재정 확립과 서민·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어려운 여건에서 편성했다. 건전재정 기조로의 전면 전환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 책무이다. 건전재정 기조하에서도 민생안정 뒷받침은 포기할 수 없는 재정의 사명이다. 내년 예산안의 취지가 국회심의 과정에서도 존중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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