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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제국 황제들의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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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의 검투사도 1대 1 대결의 생존 확률은 절반이었다. 하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제국이라 불리는 로마 제국 황제는, 저 유명한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시작으로 70% 이상이 암살이나 처형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로마 제국 422년간 재위한 황제는 총 75명. 재임 중 양위한 디오클레티아누스 등 2명을 제외하면 자연사한 건 19명에 불과했고, 가족이나 측근에 의해 암살(독살 포함)된 게 30명, 전사 9명, 처형 9명이었다. 폭군 네로 등 6명은 강요된 자살로 생을 마쳤다. 황제 1인당 평균 재임기간은 5.6년이었다.
‘팍스 로마나(Pax Romana)’라 불리는 평화와 번영의 1, 2세기 마지막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도, 비록 게르만 정벌의 전장에서 숨지긴 했지만 사인은 자연사였다. 영화 ‘글래디에이터’는 그가 아들 콤모두스(161.8.31~192.12.31)에 의해 암살당한 것처럼 꾸몄다. 아우렐리우스가 측근이던 게르마니아 주둔군 군단장 막시무스 데시무스 메리디우스(가상인물)에게 자기 사후 제정을 끝내고 공화정 체제로 되돌리라고 유언한 것도 사실과 다르다. 로마 역사상 가장 현명한 황제로 꼽히는 그도 황위만큼은 어려서부터 난폭하기로 악명 높던 친아들 콤모두스에게 물려주고자 했다. 콤모두스를 일찌감치 공동 황제로 임명한 것도 안정적 세습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제정 로마의 세습 권력은 통치자의 자질이 입증된 이를 양자로 입양해 후임을 맡기는 관행으로 지탱됐다. 제정 로마의 3대 폭군으로 꼽히는 네로도, 칼리굴라도 양자 세습이었다. 하지만 콤모두스는, 황후가 검투사와 낳은 아이였다는 야사가 있긴 하지만, 공식적으론 적자였다. ‘포학제(暴虐帝)’ 콤모두스는 정사를 측근과 원로원에 내맡기다시피 한 채 검투를 빙자한 살인 등을 일삼다 역시 측근의 손에 암살당했다. 그와 함께 제국도 황혼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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